코로나19 재확산으로 소상공인이 다시 어려움에 처하고 있다. 한 청년은 지난 5월부터 이런 가게들을 도울 방법을 고민하다 이런 기사를 보게 됐다.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한 음식점에서 식사를 마친 손님들이 음식 값의 100배가 넘는 돈(약 1000만원)을 팁으로 남겼다는 얘기였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가게를 계속 운영하길 바라는 따뜻한 마음이었다.
박영도(24)·신영주(22)씨도 그런 마음으로 소상공인을 위한 선결제 플랫폼을 만들기로 하고, 스타트업 ‘MITZY’(밋지) 공동대표가 됐다. 박 대표는 최근 서울 중구 한 카페에서 가진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선결제를 하면 점주님들은 당장 급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고객들은 할인 등 여러 혜택을 받으면서 상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서 서로에게 좋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각기 다른 대학에서 사회복지학과 수의학을 전공 중인 두 사람은 경제학 스터디를 하면서 친해졌다. 박 대표는 “신 대표의 제안으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사실 처음엔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이었다”며 웃었다. 회사명은 믿고 의지한다는 의미를 담아 ‘밋지’로 정했다. 둘은 우연히 글로벌 블록체인 테조스(Tezos)재단의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관계자에게 아이디어를 얘기할 기회를 얻었다.
이 관계자는 MITZY의 지역상생과 공익적 소비라는 컨셉을 높이 평가했다. 두 사람은 이 관계자의 도움으로 테조스재단의 기술·재정을 지원받게 됐다. 테조스재단 개발자는 두 사람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플랫폼(mitzycard.com)을 구축했다. 코로나19 이후 선결제 캠페인이 있었지만 일회성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이 플랫폼을 이용하면 선결제로 가게 주인들을 계속 도울 수 있다.
첫 플랫폼 이용이 이뤄졌을 때 소감을 물었다. 박 대표는 “처음엔 ‘가게 사장님에게 큰 도움을 드리지 못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이 컸다. 그런데 사장님들이 선결제 자체가 자금 예측에 도움이 된다고 하셔서 참 기쁘다”고 했다. 박 대표는 이 세상을 조금 더 행복한 곳으로 바꾸길 바란다. 신 대표는 기술과 비즈니스를 결합한 프로젝트 참여를 원한다. MITZY는 이 소망의 첫 결실인 셈이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