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장동력 포럼] “소상공인, 비대면 경제에 ‘공포감’… 정부가 디지털화 도와야”

입력 2020-08-21 04:01

코로나19 이후 급속도로 찾아온 비대면(언택트) 경제에 소상공인들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디지털 기술에 대한 접근성과 활용성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소상공인들은 본격적인 디지털 시대가 도래했을 때 경쟁력을 갖추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기업들은 소상공인의 디지털화를 통한 상생을 위해 다양한 IT서비스를 제시하고 있다.

네이버는 온라인 플랫폼으로의 전환에서 소외돼 있던 전통시장을 플랫폼 안으로 끌어들였다. ‘동네시장 장보기’ 서비스는 전통시장에서 판매되는 신선한 식재료와 꽈배기, 떡볶이 등의 간식을 시장에 나가지 않고도 집에서 받아볼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김광열 네이버 네이버 푸드사업&장보기 시장명물담당 매니저는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2020 대한민국 신성장동력 포럼’에서 “전통시장에 많은 먹거리와 간식이 위치와 후기, 영상 모두 검색이 됐지만 정작 상품을 구매할 수는 없다는 데서 서비스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다”며 “코로나19로 전통시장에 손님의 발길이 끊어지면서 지난 3월 이후 ‘○○시장 장보기’ 키워드 검색량이 월 2만~3만건으로 증가하고 관심이 늘면서 전통시장과의 협업이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고 전했다.

전상열 나우버스킹 대표는 “대기업은 IT서비스가 필요하면 개발할 수 있지만 소상공인은 그럴 수 없어 IT서비스에서 소외돼 있었다”며 “인건비에 민감한 소상공인이 IT서비스 도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서비스를 고민한 끝에 ‘나우웨이팅’ 서비스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나우웨이팅 서비스는 소상공인 매장의 고객데이터를 모으고 데이터 경영을 도와주는 서비스다. 대표적인 게 웨이팅 서비스인데, 매장 앞에 비치된 태블릿에 고객의 전화번호를 입력하면 카카오톡으로 대기번호를 받을 수 있다.

소상공인 점주와의 접점이 많은 배달의민족은 소상공인들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언급된 로봇, 드론, 빅데이터, VR·AR 등 기술의 수혜를 봐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서빙로봇, 배달로봇 등을 도입했다. 이현재 우아한형제들 이사는 “서빙로봇, 배달로봇은 사람끼리 대면해야 되는 위험 상황을 줄여주고 서빙과 배달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여 매출을 더 신장시킬 수 있도록 한다”며 “현재 전국 식당에 배포돼 있는 70여대의 자율주행 로봇을 올해 더 배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기업들은 소상공인의 디지털화를 위해선 기업만의 노력으론 한계가 있다는 점을 입을 모아 강조했다. 전 대표는 “소상공인들은 새로운 IT서비스 도입에 공포감을 느낀다. 새로운 기술이 도입될 때마다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고, 알바생이 그만두면 또 새로 가르쳐야 한다는 사실에 부담감을 느끼는 것”이라며 “이에 대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소상공인들도 기술 활용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더욱 빠르게 IT서비스의 도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이사 역시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를 도입함에 있어 소상공인 사이에서도 비대칭이 발생하기 때문에 국회와 정부에서 관심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들은 획기적인 기술을 통해 사회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더 고민하고 만들어낼 것”이라면서도 “기업들뿐 아니라 정부도 이 방안에 대해 함께 고민해야만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