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바박! 1만개 벼락 쏟아진 캘리포니아 곳곳서 대형 산불

입력 2020-08-21 00:13
1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배커빌에 들이닥친 산불에 가옥이 불 타는 모습을 소방대원이 지켜보고 있다. ‘LNU 번개 복합 화재’로 명명된 이 대형 산불로 건물 50여동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AFP연합뉴스

1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일대에 번개로 인한 대형 산불 20여건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해 비상사태가 선포되고 주민 대피령이 떨어졌다.

미 워싱턴포스트(WP), CNN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캘리포니아주 북부와 중부 곳곳에 벼락이 떨어지면서 24건이 넘는 산불이 발생해 급속히 번지고 있다. 전날 주 전역에 걸쳐 비상사태를 선포한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이상기후로 폭염이 계속되는 데다 낙뢰가 이어지면서 발생한 산불이 이미 367개가 넘었다”며 “이 중 23개 대형 산불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지난 3일간 이 지역에 약 1만1000개의 벼락이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캘리포니아주 주도 새크라멘토에서 서쪽으로 약 64㎞ 떨어진 베리예사 호수 주변에선 ‘LNU 번개 복합 화재’로 명명된 대형 산불이 번지고 있다. 186㎢ 이상을 태운 LNU 화재는 인구 10만명 규모의 도시 배커빌로 접근하고 있다.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몰려 있는 실리콘밸리 남서쪽 산마테오·샌타크루즈카운티 일대에서는 ‘CZU 오거스트 번개 복합 화재’로 명명된 대형 산불이 약 40㎢를 태웠다. 실리콘밸리 동부에서도 ‘SCU 번개 복합 화재’라는 이름이 붙은 20여건의 산불이 번져 약 344㎢를 태웠다.

번개로 시작된 이번 산불은 기록적인 폭염과 만나면서 세력을 급속히 키우고 있다. 사상 최악의 폭염과 강풍, 낮은 습도라는 3가지 요소가 만나 이번 산불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CNN방송은 전했다. 산불로 인한 연기가 번지면서 산불 발생지 인근 도시에서도 매캐한 냄새를 맡을 수 있다. 캘리포니아 소방국은 섭씨 40도가 넘는 폭염과 마른 번개 현상으로 산불이 앞으로도 더 번질 수 있다며 주민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캘리포니아는 미국 내 코로나19 최대 피해 지역이기도 하다. WP는 “캘리포니아는 지난 두 달간 코로나19 환자 급증 사태와 전투를 치러왔다”며 “전문가들은 산불 대피 조치가 코로나19 통제 노력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보도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