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 8일 남았는데… 김부겸 연기 요청, 이낙연은 재택 선거운동

입력 2020-08-21 04:02

더불어민주당 8·29 전당대회가 열흘도 채 남지 않았지만 유력 당대표 후보인 이낙연 의원이 자가격리 조치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지면서 일정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이 의원은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한 재택 선거운동에 집중했고, 김부겸 전 의원은 전당대회 연기를 요청하고 나섰다. 연기 여부는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20일 페이스북에 “자가격리 사흘 째. 저를 걱정하시는 분들이 전화를 준다”며 “오랜만에 쉬어서 몸은 편안하지만 마음은 편치 못하다”고 근황을 전했다. 선거운동에 제약을 받게 된 이 의원은 대한의사협회 총파업, 코로나 재확산 등 현안에 대한 메시지를 연달아 내놓기도 했다.

또 다른 당대표 후보자인 김부겸 전 의원은 선거 일정을 중지해달라며 사실상 연기를 요청했다.

김 후보 캠프는 논평을 통해 상호 TV토론, 대의원대회 후보자 연설 등 선거운동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대표에 도전하는 세 후보 모두 공평하게 자신을 알릴 기회를 부여받아야 한다. 자가격리 중인 이낙연 후보도 예외가 아니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오전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자가격리 중인 이 후보를 언급하며 “전당대회 일정을 진행하기 어렵다고 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김 후보는 “후보 한 분이 활동을 못 하고 있는데, 저나 박주민 후보가 뛴다는 것은 조금 말이 안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는 이날 취소된 MBC 100분 토론 시간대에 유튜브로 ‘1인 100분 토론’을 개최해 언택트 선거운동을 이어갔다.

앞서 민주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오전 긴급회의를 열고 전당대회 일정과 향후 선거운동 방식을 논의했다. 민홍철 선관위원장은 회의 후 브리핑에서 “27일 KBS 전국 토론회는 화상회의 등 다각적인 방법을 통해 실시하기로 방송사와 협의했다”며 “22일로 예정된 수도권 언택트(비대면) 합동 연설회는 생중계로 시행하되 연설 방식은 후보자 간 합의를 통해 결정한다”고 밝혔다. 이날 예정됐던 MBC 백분 토론은 취소됐다.

선관위는 이 의원 자가격리로 후보들의 방송 토론회 출연 기회가 줄어듦에 따라 당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한 합동 토론회를 열어 토론 기회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 의원 자택에 방송 장비를 설치하기 위한 외부 인력이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어서 이 의원 측은 난감해하고 있다. 당은 휴대전화 화상통화 등 다양한 방법을 검토 중이다.

전당대회를 연기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지만 연기될 가능성은 극히 낮아 보인다. 앞서 소규모로 여의도 당사에서 간소하게 치르기로 한 데다 28일이면 중앙대의원 투표가 마무리되기 때문에 연기의 실익이 없다는 이유다. 이 의원 측은 “당의 결정을 기다리겠다”면서도 “후보자 한 명 때문에 당의 큰 행사를 미루는 것은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가현 신재희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