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양쯔강 상류에서 지난 6월 홍수가 시작된 이후 붕괴설에 시달려 온 싼샤댐이 최대 위기를 맞았다. 신경보 등 중국 언론들은 20일 세계 최대 수력발전용 댐인 양쯔강 싼샤댐에 초당 7만6000㎥의 물이 밀려들어올 것이라고 보도했다. 2003년 건설 이후 싼샤댐에 가장 많은 양의 물이 유입되는 것이다. 올 들어 네 번째 홍수로 기록된 지난 15일의 초당 6만2000㎥보다 1만4000㎥가 더 많은 유입량이다.
양쯔강에서 올해 다섯 번째 홍수가 발생한 전날 싼샤댐은 10개의 수문을 열었다. 방류량은 초당 4만8000㎥로 싼샤댐 건설 이후 최대다. 싼샤댐에는 총 23개의 수문이 있다.
홍수의 직격탄을 맞은 곳은 충칭으로 1981년 이후 사상 최악의 상황을 겪고 있다. 26만명의 수재민이 발생했고, 충칭의 대표 관광지 훙야둥 1층도 침수됐다.
충칭 일대의 여러 하천 수위는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수준(보증수위)을 8∼9m 넘어섰다. 지난 19일 오후 4시 양쯔강 본류의 충칭 춘탄에선 유량이 초속 7만3600㎥까지 올라갔다. 춘탄 수문관측소의 수위는 이날 오전 1981년 홍수 당시 수위인 191.4m를 넘어섰다. 1939년 이 관측소가 세워진 이후 최고 수위다.
폭우 피해를 입은 쓰촨성 러산시에선 세계 최대 석불인 ‘러산대불’이 발가락까지 물에 잠겼다. 높이 71m로 8세기에 만들어진 러산대불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러산대불의 발가락까지 물이 차오른 건 1949년 이후 처음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양쯔강 수위는 1961년 이후 최고 상황”이라며 “기후변화가 극단적인 날씨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네 번의 홍수 피해에 대한 복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또다시 홍수가 발생하고 싼샤댐 방류까지 겹치면서 피해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중국 수리부는 전날 창장과 황허의 홍수, 7호 태풍 히고스에 대처하기 위해 수재 방어 응급대응 수준을 3급에서 2급으로 상향하고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