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아버지가 건너뛴 ‘당 대회’ 5년마다 정례화

입력 2020-08-21 04:02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내년 1월 8차 노동당 대회 개최를 공언하면서 당 대회는 5년마다 정례적으로 열리는 형태가 됐다.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한 번도 열지 않아 무력화됐던 당 기능이 완전 복원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 대회는 당 규약과 노선, 전략 등을 제시·결정하는 의사결정 기구다. 우리의 전당대회 격이지만 일당독재 체제에서 노동당이 갖는 위상을 감안하면 정치적 권위가 가장 큰 행사다. 북한은 정권 수립 이후 총 7차례 당 대회를 열고 통치이념과 국정운영 방향 등을 제시해 왔다.

당 대회는 김일성 주석 시대인 1980년 10월(6차 당 대회)을 마지막으로 36년간 열리지 않았다. “인민이 쌀밥에 고깃국을 먹을 때까지 당 대회를 개최하지 말라”는 김 주석의 지시 때문에 당 대회가 열리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당 대회는 김 위원장이 2016년 5월 7차 당 대회를 전격 소집하면서 사문화된 당 대회가 복원됐다. ‘당 대회 부활’을 놓고 당 중심의 국가 운영체제를 강화하겠다는 김 위원장 의중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 위원장은 지난 19일 주재한 노동당 제7기 6차 전원회의에서도 “당의 최고 지도기관인 당 대회를 정기적으로 소집할 것”이라고 선언하며 당 기능 완전 복원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북한은 7차 당 대회 당시 김 위원장의 당직 명칭을 ‘노동당 위원장’으로 확정하고, 중앙위원회 산하 비서국을 대체하는 정무국을 신설했다. 또 핵·경제 병진 노선을 명문화하고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내놓는 등 굵직한 국정운영 방향도 제시했다. 김 위원장이 육성으로 처음 “비핵화”를 언급하며 이목을 끌기도 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