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광훈의 대국민 입장문, 적반하장도 유분수다

입력 2020-08-21 04:03
코로나19 감염 재확산의 중심에 서 있는 전광훈 목사와 사랑제일교회가 ‘대국민 입장문’을 냈다. 일부 신문 20일자에 각각 전면 지면 광고 형태로 게재했다. 정부에 대한 온갖 불신과 불만은 물론 음모론까지 제기하면서 사과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서울의료원에 입원해 있는 전 목사와 교회 측은 입장문에서 정부가 사랑제일교회와 광화문 집회 참여단체, 참여 일반 국민들을 상대로 무한대로 검사를 강요해 확진자 수를 확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감염 위험이 높은 집단을 상대로 일괄 검사를 시행하는 것은 당연한 조치이며,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대구 신천지 집단감염,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 등 감염 위험이 높은 상황에 있었던 이들을 대상으로 일괄적인 검사 권고를 여러 차례 내린 바 있다. 이들은 또 방역 당국 지침상 접촉자가 아닌 국민을 대상으로 명단 제출을 강요하거나 검사 강요 및 격리 강요는 직권남용, 불법 감금이라고 반박했다. 방역을 빌미로 교회를 혐오의 대상으로 몰아가 재갈을 물리려는 문재인정부에 단호하게 맞서 싸워야 한다며 정부 방침에 잘 따르는 일반 교회를 선동하기까지 했다.

정말 적반하장도 유분수다. 사랑제일교회 관련 코로나 확진자는 53명 더 늘어나 이날 정오 기준 총 676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의 집단감염은 교인, 접촉자 등을 통해 전국의 다양한 시설에서 또 다른 집단감염을 일으키며 전국 대유행 위기 상황의 단초가 되고 있다. 최소한의 종교적 양심과 책임감이 있다면 이번 사태에 대해 먼저 사과를 하는 게 순리다. 더구나 사랑제일교회 관련자 중 일부는 검사를 거부하거나 방해하고 격리된 상태에서 도망치는가 하면, 방문 검사를 위해 찾아온 보건소 직원에게 침을 뱉는 등 행패를 부리기도 했다고 한다. 정부는 모든 공권력을 동원해 강력히 대응하고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