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낭콩 닮은 디자인·착용감 ‘합격점’… 소음 차단은 아쉬워

입력 2020-08-23 19:31

삼성전자는 지난 5일 온라인으로 열린 ‘갤럭시 언팩’ 행사를 통해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 신제품을 공개하며 갤럭시 생태계 구축을 선언했다. 최근까지만 해도 주변기기로 취급받았던 무선 이어폰도 생태계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는 기기로 소개됐다.

이번에 출시된 ‘갤럭시 버즈 라이브’를 일주일 간 써봤다. 미스틱 브론즈 색상의 제품을 개봉한 순간 새로워진 디자인과 광택이 눈에 확 들어왔다. 기존의 타원형 케이스 대신 모서리를 둥글게 처리해 반지케이스를 닮은 정사각 케이스를 채택했다. 케이스를 열면 강낭콩을 닮은 이어폰이 나온다.

사용 초반 며칠은 낯선 모양의 기기를 귀에 제대로 꽂기가 어려워 애를 먹었다. 설명서에 착용 방법이 나와 있지만 따라하기 쉽지 않았다. 일부 체험관에서 지켜본 결과 위아래가 헷갈려 거꾸로 끼우는 사용자들도 여럿 목격됐다.

하지만 제대로 착용하고 나면 위력을 발휘한다. 귀에 쏙 들어가는 편안한 착용감으로 한 시간 이상 사용해도 귀가 아프거나 불편한 느낌이 들지 않았다. 제품을 착용한 채 런닝을 하거나 귀에 들어간 물을 뺄 때처럼 흔들어도 빠지지 않았다. 귓구멍 깊숙이 삽입하는 커널형에 비해 답답한 느낌이나 귀에 느껴지는 부담이 덜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제품에서 갤럭시 버즈 라인에서는 처음으로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 기능을 탑재했다. 노이즈 캔슬링은 반대음파를 쏴 주변 소음을 걸러주는 기능으로, 소니와 애플의 도입 이후 무선 이어폰 시장에서도 필수 기능처럼 인식됐다. 갤럭시 버즈 라이브에도 적용됐다는 소식을 접한 뒤 큰 기대를 가졌지만 착용해본 결과 아쉬움으로 돌아왔다. 외이도를 꽉 채우지 않는 오픈형 제품의 특성 때문이다. 주변이 시끄러운 카페에서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켜면 웅성거림이 느낌이 다소 줄어드는 정도였다. 고음역대의 소음은 그대로 들려 소음을 완벽히 막아주진 못했다.

삼성전자 측은 이에 대해 “착용감이 좋은 오픈형 제품의 장점을 살리면서 완벽한 노이즈 캔슬링 효과를 구현하기 어려운 점이 있었다”며 “거슬리는 저음역대 소음은 잡되 고객의 안전을 위해 필수적인 음성 정보는 전달되도록 고민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음악을 들을 때 소리 품질은 기대 이상이었다. ‘갤럭시 웨어러블’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저음·고음 강조 등 취향대로 이퀄라이저를 설정하면 만족도가 더 높아졌다. 제품의 풍성한 사운드는 에어팟 프로나 전작인 갤럭시 버즈 플러스에 비해 장점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 자회사인 음향전문기업 AKG의 사운드를 채택해 저음역대를 강화했다. 통화 품질도 우수했다. 3개의 마이크를 탑재해 전화할 때 서로 깔끔한 음질로 대화가 가능했다.

갤럭시 버즈 라이브의 가격은 19만8000원으로 미스틱 브론즈·화이트·블랙 색상으로 출시됐다. 이동통신사의 갤럭시 노트20 전용 색상에 맞춘 버즈 라이브 제품도 선보인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