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은 6600만년 전 지름 10㎞의 거대한 운석 충돌로 생긴 여러 재앙으로 멸종했다. 현생 인류 호모사피엔스는 20만년 전 지구에 나타난 것으로 추정된다. 지구상 출현 순서로 보면 공룡과 인간이 공존한 시기는 단 한 순간도 없는 셈이다.
공룡에 관한 과학적 접근은 적지 않은 기독교인에게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공룡 멸종 시기가 ‘인간 타락의 결과가 죽음’이란 대중적 신학에 부합하지 않아서다. 모든 죽음이 인간이 지은 죄의 결과라면, 인류 출현 전 멸종한 공룡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책은 이처럼 공룡과 관련된 질문에 관한 신학자와 과학자의 답변을 묶은 것이다. 전성민 캐나다 밴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장과 이정모 국립과천과학관장, 송인규 한국교회탐구센터 소장이 참여했다. 신학자인 전 원장은 ‘공룡의 멸종에 대한 신학적 성찰’에서 창세기 1~3장을 근거로 인간 타락 이전 육식동물의 죽음을 설명한다. ‘욥기 40~41장에 등장하는 베헤못과 리워야단이 공룡’이라는 통설에 관한 입장도 밝힌다.
과학자로 ‘자연사 박물관에서 공룡을 만나다’란 글을 기고한 이 관장은 공룡의 멸종과 번성 이유와 함께 티라노사우루스, 브라키오사우루스 등 쥐라기·백악기의 대표 공룡을 흥미롭게 소개한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