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2차 확산이 본격화한 지 엿새 만에 가장 많은 신규 확진자가 나오는 등 확산세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발(發) 집단감염이 전국 곳곳에서 ‘n차 감염’을 일으키면서 코로나19 유행지가 수도권을 넘어서는 양상이다. 방역 당국은 이번 주말까지 지금의 확산세를 잡지 못하면 전국 대유행의 기로에 서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19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97명으로 세 자릿수로 올라선 14일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해외유입을 제외한 지역발생 283명 중 244명이 서울, 경기도로 대부분이지만 부산(9명)과 인천(8명), 강원도(5명), 광주(4명), 경북·충남(각 3명), 대구·전남(각 2명), 세종·충북(각 1명) 등 전국 12개 시·도에서 확진자가 산발적으로 나왔다.
사랑제일교회발 감염이 전국으로 퍼진 게 주된 원인이다. 이날 낮 12시까지 사랑제일교회 관련 누적 확진자는 623명으로 서울, 인천, 경기도 등 수도권이 588명이지만 비수도권에서도 35명이 나왔다.
이 교회 관련 확진자는 당분간 증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검사를 기다리는 사람만 129명이고 연락이 닿지 않거나 교인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389명, 신원이 불분명한 사람이 600여명이어서 방역 관리망에서 벗어나 ‘깜깜이 전파’를 일으킬 여지도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사랑제일교회 집단감염의 양성률은 17% 수준이다.
사랑제일교회 집단감염은 콜센터와 의료기관, 요양시설, 다른 교회 등 최소 114곳의 시설에서 추가 전파가 이뤄져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다. 전날 오후 6시까지 콜센터 4곳과 직장 1곳, 사회복지시설 1곳, 의료기관 1곳, 종교시설 2곳에서 2차 전파 이상의 확진자 50명이 확인됐다.
사랑제일교회와 무관하게 지난 8일과 15일 서울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한 사람 중에서도 10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집회에서의 접촉으로 인한 감염 확산 우려가 현실화한 것이라고 방대본은 해석했다. 강남구청에 따르면 15일 집회에 참석한 할머니로 인해 초등학생과 어린이집에 다니는 손주 2명이 감염되는 등 추가 전파도 시작됐다.
코로나19의 잠복기를 고려했을 때 수도권에 내려진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의 효과는 이달 말 또는 다음 달 초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그러나 이번 주 안에 사랑제일교회발 확산을 잡지 못하면 전국 대유행의 기로에 서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이번 주에 발생하는 확진자가 사랑제일교회 관련이면 (방역 조치가) 그나마 성과를 낸 것이지만 이 교회와 무관한 전파,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전파, 타 지역 전파가 늘면 더 큰 위기로 진행한다는 방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도 전날 백브리핑에서 “다음 주부터 안정화를 찾지 못하면 위험한 상황이 초래된다”고 했다.
방역 당국은 비수도권에 대해서도 비대면 예배로 전환하는 등 거리두기 2단계에 준하는 조치를 취해 더 이상의 확산을 미리 차단해달라고 당부했다. 경기도에 이어 전북도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행정명령을 내렸다. 부산과 울산에선 음식점 종사자에 대해 상시 마스크 착용을 주문하고 단속을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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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