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집회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의 뇌관이 터졌다. 집단감염 진원지로 떠오른 사랑제일교회 신도가 아닌 일반인 참가자들마저 무더기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이 집회를 통해 코로나바이러스가 전국 방방곡곡으로 퍼져 나간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서울시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들은 모든 집회 참가자들에게 검사이행 명령을 내리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사랑제일교회와 무관하게 지난 15일 광화문에서 열린 집회에 참가한 확진자가 10명 확인됐다”고 19일 밝혔다. 집회 전 교회에 들렀거나, 교회 관계자와 접촉하지 않은 이들까지도 집회 뒤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뜻이다.
권 부본부장은 “10명은 자발적으로 선별진료소를 통해 검사에 응한 경우”라며 “전체적인 상황을 볼 때 광화문 집회발 코로나19 확진자가 지금 발견된 규모보다 훨씬 많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방대본에 따르면 확진자는 수도권에서 5명(서울 2명, 경기 2명, 인천 1명), 부산과 경북에서 각 2명, 충남에서 1명이 나왔다. 권 부본부장은 “집회에서의 접촉으로 추가적인 감염 확산 우려가 현실화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집회발 확진자 중에는 차명진 전 국회의원과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 ‘신의 한 수’ 운영자 신혜식 대표 등 유명인사도 포함됐다.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은 앞다퉈 확진 소식을 알렸다. 인천과 경기도 고양, 경북 청도·고령·예천·포항, 대전, 강원도 춘천, 충북 청주 등에서 집회 참가 확진자들이 나왔다고 발표했다. 확진자들은 주로 50대 이상 고령자들로 전세버스를 타고 서울을 오갔다.
광화문 집회발 집단감염의 최초 감염원은 아직 불확실하지만, 사랑제일교회 집단감염의 여파일 가능성이 크다. 인천에서만 사랑제일교회→광화문 집회를 거친 확진자가 5명이나 나오는 등 동선이 겹치는 확진자가 잇따르고 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대표적이다. 전 목사는 당시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 무대에 올라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연설을 하고 참가자들과 악수를 하고선 이틀 뒤 양성 판정을 받았다. 전체 사랑제일교회 관련 누적 확진자는 19일 오후 12시 기준 623명에 이른다.
서울시는 강경 대응에 나섰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8월 8일과 15일 광화문 일대 집회에 참가한 서울시민 전체에 대해 검사이행 명령을 발령한다”며 “집회 참가자는 한 명도 빠짐없이 전원 가까운 보건소나 지정된 병원을 방문해 진단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만약 검사를 받지 않고 집회 참가가 확인될 경우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고, 방역비용이 청구될 수 있다는 점을 밝힌다”며 엄포를 놨다.
전날 대구와 전북, 경남, 경북 등 각 지자체들도 긴급행정명령을 발동해 집회 참가자와 사랑제일교회 신도 찾기에 나섰다. 서울시는 사랑제일교회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구상권을 청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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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