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을 내 주식투자를 하는 ‘빚투’ 열풍과 함께 증권사 신용공여를 비롯한 기타대출이 사상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기타대출을 포함한 2분기 가계대출은 어김없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한국은행은 올해 2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이 가계대출 1545조7000억원과 판매신용 91조6000억원을 합쳐 1637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조5000억원(5.2%) 늘었다고 19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액과 증가율 모두 2018년 4분기 86조1000억원(5.9%) 오른 이후 1년반 만의 최대폭이다. 증가율은 지난해 3분기(3.9%) 이후 세 분기 연속 확대됐다.
가계신용은 2012년 4분기 963조8000억원에서 이듬해 1분기 962조9000억원으로 9000억원(0.1%) 감소한 것을 끝으로 매 분기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워왔다. 전 분기 대비 2분기 가계신용 증가폭은 25조9000억원(1.6%)으로 지난해 4분기(27조8000억원) 이후 최대다. 올해 1분기(11조1000억원)의 2.3배로 전년 동기(16조8000억원)보다는 9조1000억원 많다.
가계신용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계대출은 1분기보다 23조9000억원(1.6%) 늘며 사상 최대 규모로 집계됐다. 증가액은 2017년 4분기(28조7000억원) 이후 가장 크다.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 증가 규모가 대출 규제 영향으로 1분기 15조3000억원에서 2분기 14조8000억원으로 줄어든 반면 기타대출은 1조9000억원에서 9조1000억원으로 약 3.8배 늘었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주식시장 회복에 따른 증권시장 신용공여 규모 증가로 기타대출 증가폭이 전년 동기보다 확대됐다”며 “(증권담보대출, 신용거래융자 등) 증권회사 신용공여액은 2분기 중 7조9000억원 늘었는데 이는 사상 최대 증가”라고 설명했다.
대금 납부 전 카드 사용금액인 판매신용은 2분기 91조6000억원으로 2조원 늘며 증가로 전환했다. 1분기에는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인한 소비 급감으로 6조1000억원 줄며 사상 최대 감소폭을 보였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