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앱티브 합작법인 ‘모셔널’, 자율주행차 게임 체인저?

입력 2020-08-20 04:03

최근 사명을 공개한 현대차그룹과 앱티브의 합작법인 ‘모셔널’(로고)은 자율주행차 시장에서 얼마나 빨리 기술 주도권을 쥘 수 있을까. 업계에선 기술과 자동차 제조기업의 만남, 적극적인 인재 영입 등을 무기로 내세운 모셔널의 경쟁력에 대한 기대가 크다. 자율주행차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거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모셔널은 올해 완전자율주행 시스템 테스트를 시작하고 2022년 로보택시와 모빌리티 사업자에게 시스템 및 지원 기술을 공급할 계획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무인 로보택시, 무인 배달 등 언택트 기반의 자율주행 기술 수요는 점점 더 증가하는 추세다.

모셔널의 전신인 앱티브의 자율주행 기술력은 글로벌 리더그룹에 포함될 정도로 이미 검증을 마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동차 업계 한 전문가는 “모셔널은 이미 아시아 경쟁업체들보다 한발 앞선 기술력을 확보했고, 글로벌 유수업체와도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며 “핵심 관전포인트는 모셔널이 현대차그룹과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 타 업체보다 얼마나 빨리 경쟁력 있는 제품을 상용화하는지 여부”라고 말했다.

모셔널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합작법인이라는 중립적인 기술 전문기업의 독특한 형태에서 나온다. 차량 개발부터 자율주행 기술까지 공동개발로 시너지를 낼 수 있어 경쟁력 있는 제품을 타 업체보다 빨리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관련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9월 “합작법인 방식으로 설립해야 다른 자동차 회사에 자율주행 플랫폼을 공급할 수 있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을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대다수 자율주행 기업들은 완성차 업체와 파트너십 또는 지분 인수 방식으로 운영된다는 차이가 있다. 구글의 웨이모는 피아트-크라이슬러 그룹, 볼보 등과 단순 협업 관계를 맺고 있다. 인텔-모빌아이, 바이두, 얀덱스 등도 상황은 비슷하다. GM과 포드는 자율주행 스타트업 크루즈와 아르고를 각각 인수한 경우다. 이 같은 방식은 타 업체에 대한 기술 폐쇄성 때문에 호환성이 부족할 수 있고, 자동차 업체가 핵심기술에 접근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우수 인력 확보에 적극적인 것도 모셔널의 강점이다. 자율주행은 대표적인 기술 집약 분야로 ‘맨 파워’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앱티브가 세계 최고의 자율주행 기술력을 갖춘 건 현재 모셔널을 이끄는 칼 이아그넴마 사장이 있어서다. 그는 2013년 자율주행 스타트업 누토노미를 공동설립해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를 알아본 앱티브는 2017년 누토노미를 인수했고, 2018년 이아그넴마 사장을 중심으로 자율주행사업부를 꾸렸다.

모셔널은 현대차그룹과의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인적 교류도 강화하고 있다. 장웅준 현대·기아차 자율주행사업부장은 모셔널의 전략담당 최고책임자(CSO)를 겸직하기로 했다. 또 다수의 현대·기아차 자율주행 기술개발자들이 모셔널에 파견될 예정이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