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는 종”… 섬김에 힘쓰자 유아에서 어르신까지 북적

입력 2020-08-21 00:08
경기도 남양주 성산순복음교회 송영준 목사가 14일 이 교회 사무실에서 자신이 걸어온 삶과 신앙을 간증하고 있다. 남양주=강민석 선임기자

지난 14일 오후 경기 남양주 성산순복음교회에서 만난 송영준 목사는 통화하며 기도하고 있었다. 몸과 마음이 아픈 교인을 위한 치유의 기도였다. 눈을 지그시 감고 기도하는 그의 목소리에 진지함이 묻어났다.

“주님. 부디 이 가정에 치유의 영을 부어 주옵소서. 건강 허락하시고 믿음생활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실 줄 믿습니다. 전능하신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전화를 마치고 잠시 숨을 고른 그는 교인들이 요즘 전도활동에 열심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인근 다산신도시 3만여 세대와 상가의 입주가 이어지고, 매주 새 신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했다.

송 목사는 “다산신도시는 개발제한구역 해제에 따른 도로 확충과 기반 구축에 편승,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복음 전도의 최대 어장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성산순복음교회 전경.

성산순복음교회는 2000년 3월 여의도순복음교회 남양주 지성전으로 설립했다. 2002년 남양주·구리 성전으로 명칭을 변경했고 2010년 1월 지성전 독립예배를 드렸다.

올해 창립 20주년인 교회는 ‘말씀과 성령’이라는 목표를 갖고 있다. 생활실천은 ‘예수님을 최고로 높입시다’이고, 행동강령은 ‘모이면 기도하고 흩어지면 전도하자’이다.

교회는 하나님을 영화롭게, 세상을 충만하게 하는 교회를 꿈꾸고 있다. 이웃 섬김에 열심이다. 홀로 사는 노인을 정성스레 돕고, 형편이 어려운 가정의 자녀에게 장학금을 제공한다. 어르신 노후를 책임지는 교회를 만들 계획이다. 먼저 인근 요양병원과 협약을 체결했다.

교회이름 ‘성산’은 스가랴 8장 3절에서 연유한다. 송 목사는 마지막 시대에 쓰임 받길 원하는 마음으로 기도하니 하나님이 기도응답을 주셨다고 귀띔했다.

교회 내 어린이 놀이동산.

교회는 아이들로 북적인다. 교회 안에 놀이동산이 있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아이의 손을 잡은 지역주민의 발길이 이어진다. 하나님께 기도응답을 받은 이들의 간증이 잇따른다.

한 번도 교회에 가지 못한 이들에 그는 “교회 가기 왠지 망설여진다면 두려워하지 말고 용기 있게 첫발을 내딛으라”고 조언했다. 믿다가 낙심한 교인에겐 “주님은 아직도 당신을 잊지 못하고 기다리신다. 그리고 여전히 변함없는 사랑으로 당신에게 기회를 주시며 당신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계시다”고 했다.

교회를 정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낯선 곳에 오셔서 교회를 정하지 못하고 기도하고 계시는지? 사랑과 은혜가 충만한 교회, 가보고 싶은 교회, 머물고 싶은 교회, 자랑하고 싶은 교회, 성산순복음교회로 초대한다”며 활짝 웃었다.

그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적지 않은 교인이 출석하지 못하고 있지만 감사하다고 했다. 교인들과 전화와 스마트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으로 소통한다. 머지않아 코로나19가 진정되면 수련회를 떠나고 나라와 민족, 교회부흥을 위한 축복성회를 열고 싶다고 했다.


그는 사회생활을 하다 늦은 나이에 신학 공부를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영산신학교를 졸업하고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총회에서 목사안수를 받았다.

“목사가 되기 전엔 봉제사업을 했어요. 돈 많이 벌고 성공할 것으로 믿었죠. 그런데 갑자기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와르르 무너졌어요. 실망이 컸습니다. 주위에서 목회자의 길을 가야 한다고 권면했고, 기도 가운데 목회자의 사명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기도원에서 성령세례를 받았습니다. 거리 전도에 불이 붙을 정도였어요. (웃음)”

신학교 입학 때 면접관의 질문을 떠올렸다. 당시 면접관은 그에게 “신학교에 떨어지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물었고, 그는 “신학교에 떨어지면 하나님이 안 계시는 것이다. 제가 원해 여기 온 것이 아니다. 하나님이 신학교에 가라 해서 온 것”이라고 답했다고 했다.

송 목사가 교인들과 대화하는 모습.

방황했던 지난날을 회고하면서 “예수님을 믿기 시작하자 삶이 달라지기 시작했고 인생의 목적도 확실해졌다”고 했다. 예수의 부활을 믿게 된 뒤 지금까지 모든 것을 기억하시는 하나님을 온전히 의지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실업인선교연합회 담임, 여의도순복음교회 베를린순복음교회 담임, 여의도순복음교회 엘림순복음교회 담임, 미국 베데스다대학교 총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영산선교형제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다. 협의회는 영산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의 목회 정신과 신학을 계승하기 위해 설립했다. 17일부터 매일 오후 8시 ‘유튜브 온라인 기도회’를 개최 중이다. 29일까지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해 열리는 이 기도회는 찬양과 신앙고백, 설교, 합심기도 등으로 진행한다. 참석자들은 코로나19 극복 외에 ‘나라와 민족’ ‘다음 세대’ ‘교회 부흥’ 등을 위해 기도한다.

그는 조 목사의 제자답게 평소 ‘오중 복음(중생·성령 충만·신유·축복·재림의 복음)’과 ‘삼중축복(영적·환경적·육체적 축복)’, 4차원 영성원리를 강조한다. ‘4차원 영성원리’란 생각(thinking) 믿음(faith) 꿈(dream) 말(words) 등 네 요소를 긍정적으로 변화시켜 3차원의 세계를 생각하는 대로 이끈다는 이론이다.

송 목사는 “목회자는 종”이라고 했다. 오직 성경 말씀만 전하며 목회자의 권위를 내세우지 않으려 노력한다.

그는 “성산의 아름다운 천국의 알곡 성도들, 장년으로부터 영아에 이르기까지 순종의 은혜가 임하길 기원한다. 아브라함, 이삭, 야곱의 축복을 받아 거룩한 심령공동체의 사명을 다하고 세상의 빛이 되는 교회가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남양주=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