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학교 적응 위해서… 송구스럽게 생각” 김대지 국세청장 후보, 위장전입 인정

입력 2020-08-20 04:03
사진=권현구 기자

김대지(사진) 국세청장 후보자가 위장전입 의혹에 대해 딸의 학교 적응을 위해서였다며 인정하고 사과했다. 다만 본인을 둘러싼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김 후보자는 19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위장전입 의혹이 제기되자 “캐나다에 파견갔다 와서 딸의 학교 적응이 우려돼 엄마와 딸이 주소를 늦게 옮기는 방법으로 (기존 학교를) 계속 다녔다”면서 “결론적으로 정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2009년 캐나다 연수를 마치고 귀국하면서 서울 송파구 잠실동 아파트로 전입신고를 했지만 배우자와 딸의 주소는 출국 전 주소인 강남구 대치동 아파트에 그대로 뒀다. 이를 두고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자녀를 강남 8학군에서 교육하기 위한 위장전입으로, 공직자 윤리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다만 김 후보자는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김 후보자의 가족과 모친, 처제는 2011년 1월부터 11월까지 강남구 역삼동의 한 아파트에 함께 거주했다. 유경준 통합당 의원은 이를 두고 “방 3개 아파트에 5명이 함께 살았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주택청약 가점을 위한 위장전입이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회의실에서 19일 김대지 국세청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리고 있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참석 인원이 최소화돼 많은 좌석이 비어 있다. 권현구 기자

김 후보자는 “중산층 이하 서민 계층은 그렇게 많이 산다”면서 “당시 딸이 초등학교 6학년이라 이모와 자고 할머니와 잤다”고 설명했다. 강남구 자곡동 분납임대주택을 실거주 목적이 아니라 투자 목적으로 분양받으려 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실제로 다 거주했다”고 강조했다.

청문회에서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에 대한 세무조사를 둘러싸고 여야 간 설전도 벌어졌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신천지의 이만희 총회장처럼 전 목사에 대해서도 세무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하자 김 후보자는 “탈루 혐의가 있는지 없는지 체크해보겠다”고 답했다.

이에 윤희숙 통합당 의원은 “사회적 지탄을 받은 인사나 여당 인사가 찍은 인사를 세무조사하겠다는 원칙이 있느냐”며 “공직 후보자께서 불법을 약속하신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후보자는 “오해다. 원론적인 얘기였다”고 해명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