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2주간 자가격리… 민주당 전대 끝난 뒤인 31일 해제

입력 2020-08-20 04:02
더불어민주당 김태년(오른쪽) 원내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미래통합당은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당원 명단을 신속히 파악해 방역 당국에 제출해야 한다”며 “통합당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지 말라”고 말했다. 권현구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코로나19 확진자와의 밀접 접촉을 이유로 2주간 자가격리를 통보받았다. 이 의원은 지난 1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했다가 확진자와 간접 접촉했다. 민주당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이 의원의 자가격리 기간은 오는 31일 정오까지인데, 민주당 전당대회일은 29일이다. 당 대표 후보가 선거를 자가격리 상태에서 치르게 됐다. 민주당은 8·29 전당대회 선거운동 일정을 전면 잠정 중단했다. 광복절 집회에 참석했던 차명진 전 미래통합당 의원은 이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정치권까지 코로나에 뚫리면서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오늘(19일) 오전 국립중앙의료원으로부터 코로나19 음성판정을 통고받았고, 의심증상도, 아무런 불편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다 오늘 초저녁 CBS 관할 서울 양천구 보건소로부터 14일간 자가격리가 필요하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저는 보건소의 지침에 충실히 따르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사람으로서 선거일정에 차질을 드려 송구스럽다”며 “그러나 지금은 방역지침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 의원의 자가격리에 따라 향후 일정을 논의하고 있다. 주요 후보가 자가격리 상태인 데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정상적인 선거운동이 불가능한 상태다. 민주당은 SNS 등 비대면 방식을 활용한 선거운동과 전당대회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차 전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확진 판정 소식을 알리며 “8월 들어 사랑제일교회에 나가지 않았고, 15일 광화문 집회에서는 연단에 서지 않았다”며 “혹시 그날 저와 행진이나 식당에서 마주치고 인사를 나눈 분들이 계시면 보건소에 가셔서 검사받으시길 권고드린다”고 했다.

집회에 참석했던 김진태 전 의원도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민경욱 전 의원은 전날 검사 결과 음성으로 판정됐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들 모두 원외인사이기는 하지만 통합당 관계자들과 접촉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CBS 라디오에 출연했던 최형두 통합당 원내대변인도 검사를 받고 자가격리 중이다. 최 원내대변인은 당일 국회에서 출입기자 등과 접촉해 국회사무처는 접촉자에게 집에서 대기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통합당 책임론을 제기하며 공세를 펼쳤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통합당 소속 전·현직 의원, 지역위원장, 당원들이 전광훈 목사가 주최한 광복절 집회에 참여한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며 “통합당 지도부는 이런 상황을 방조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통합당은 광복절 집회와 선을 긋고 있다. 당 차원에서 집회를 주도하거나 참여를 독려한 것이 아닌데도 무리하게 민주당이 코로나19 확산 책임을 떠넘긴다며 대야 공세를 차단하는 모습이다.

배현진 통합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야당에 책임 떠넘겨보자고 국민 편 가르며 싸움 걸 때인가”라며 “정쟁 벌일 때가 아니다. 초유의 감염병 사태에 내몰린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통합당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합당은 코로나19 재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26~27일로 예정됐던 의원 연찬회도 잠정 연기했다.

이가현 심희정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