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 탄소중립 도시’ 서울시, CO₂ 배출량 첫 자체 측정

입력 2020-08-20 04:05
서울시내 이산화탄소 농도 측정 지점.

‘2050년 탄소중립 도시 달성’을 목표로 내건 서울시가 기후변화 주범인 이산화탄소의 도시 자체 배출량을 전국 최초로 측정했다.

지난해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서울시내 4곳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관측한 결과, 서울 도심은 외곽 지역에 비해 여름철에 27ppm, 겨울철에는 20ppm 더 높다고 19일 밝혔다. 도시 내부의 자체 배출로 증가하는 이산화탄소를 말하는 ‘도시 증가분(urban enhancement)’을 국내 최초로 규명한 셈이다.

우리나라에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 양을 실제 측정해 도심과 외곽 지역 농도를 비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 중심에 위치해 이산화탄소의 인위적 배출 영향 관찰에 적합한 용산 관측지에서 가장 높은 농도인 448ppm을, 해발 630 m에 위치해 외곽 지역을 대표하는 지점인 관악산은 423ppm의 이산화탄소량이 측정됐다. 이산화탄소 농도는 용산 448ppm, 남산 하층부 444ppm, 남산 상층부 434ppm, 관악산 423ppm 순이었다.

서울의 도시증가분(20~27ppm)을 다른 외국 도시들과 비교하면 LA(30ppm), 베이징(28ppm) 보다는 낮지만, 대기 관리가 잘 되는 파리(7ppm), 보스턴(16ppm) 보다 높았다. 서울시는 외곽 지역 측정소인 관악산과 도심 배출량 모니터링을 위해 현재 용산, 남산, 올림픽공원 등 총 3곳에서 이산화탄소 농도를 관측하고 있다.

연구진은 도시 내 건물 난방 및 교통을 이산화탄소 도시 증가분의 주원인으로 추정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과 서울대 기후융합과학연구실이 지난해 5월 서울시의 온실가스 모니터링 및 연구를 위한 협약을 맺고 공동 연구를 추진한 결과다. 양측은 관악산, 남산서울타워 하층부에 설치된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 관측지와 용산, 남산서울타워 상층부에 설치된 서울대 관측지에서 이산화탄소 농도를 관측했다.

기상청 측정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이산화탄소 농도는 1999년 이후 20년간 46.7ppm 증가했으며, 온실가스 증가에 따른 온난화로 해수면은 1989년 이후 49.7ppm 상승했다.

서울시는 지난달 8일 건물 교통 숲 에너지 자원순환 등 5대 분야의 온실가스 감축정책을 담은 ‘2050 온실가스 감축전략’을 발표했다. 신용승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장은 “기후변화를 유발하는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모니터링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서울시의 배출 특성을 파악해 감축정책의 실효성을 높이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