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코로나19 해외유입 확진자 수를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빅데이터·인공지능(AI) 기술로 코로나19 해외유입 확진자 수를 2주 전에 예측하는 모델인 ‘하이-코비드넷(Hi-COVIDNet)’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KAIST 관계자는 “이 모델로 향후 2주 동안 해외유입 확진자 수를 예측했더니 정확도는 약 80%였다”며 “기존 딥러닝이나 시계열데이터 기반의 AI 모델보다 35% 더 높았다”고 말했다.
하이-코비드넷은 각국이 발표한 확진자·사망자 수와 코로나19 관련 키워드 검색 빈도를 토대로 위험도를 산출하고, 이를 국내 입국자 수에 대입해 확진자 수를 예측하는 것이 핵심이다. A와 B 국가의 입국자 수가 동일하게 예측되더라도 각국의 코로나19 위험도에 따라 확진자 수를 다르게 예측하는 식이다. 이는 해외유입 확진자 수가 각국의 코로나19 위험도에 비례한다는 사실에 주목한 결과다.
실시간 입국자 수는 기밀정보로 외부에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매일 한국에 도착하는 항공편 수와 로밍 고객 입국자 수로 유추했다. 국가 간 지리적 연관성도 고려했다. 특정 국가의 코로나19 위험도가 높게 분류되면 이웃 국가로 쉽게 전파되며 국가 간 교류도 거리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이에 연구진은 국가 간 거리를 반영한 지리적 연관성을 AI에 학습시켰다. 이탈리아의 코로나19 위험도가 높으면 인근 국가인 프랑스에도 영향을 줘 확진자 수가 원래보다 높게 예측될 수 있다는 것이다.
KAIST 관계자는 “국가 내에서 확진자 이동 가능성을 예측하는 알고리즘은 있었지만 해외에서 유입되는 확진자를 정확히 예측하는 모델을 개발한 건 세계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방역·격리시설 확충, 고위험 국가 입국자 관리 정책 등에 폭넓게 응용 및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18일 기준 국내 코로나 누적 확진자(1만5761명) 중 해외유입 감염자 비중은 16.9%다.
세종=최재필 기자 jp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