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물폭탄… 위기마다 빛나는 ‘달빛동맹’

입력 2020-08-20 04:06
김정기 대구시 기획조정실장(가운데) 등 대구시 공무원들이 지난 18일 광주시청에서 이용섭 광주시장(왼쪽 두번째)을 만나 수재의연금을 기탁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집중호우 등 각종 재난 속에서 영·호남의 우정이 더 깊어지고 있다. 고통을 겪고 있는 지역에 위로와 지원을 보내며 동서화합의 틀을 다지고 있다.

19일 대구시에 따르면 전날 김정기 대구시 기획조정실장이 광주시를 방문해 1억원 상당의 집중호우 피해 의연금품을 기탁하고 광주시민을 위로했다. 원래는 권영진 대구시장이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대구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앞서 대구시는 침수 피해를 입은 광주를 돕기 위해 지난 13~15일 살수차, 굴삭기 등 피해복구 장비 7대를 광주 북구에 지원하기도 했다.

광주시는 앞서 대구가 코로나19로 고통 받고 있을 때 보건용 마스크 4만장, 생필품세트 2000개 등 구호물품을 수차례 지원했다. 또 확진자 급증에 따른 병상부족으로 대구가 애를 태우고 있을 때 대구 환자 32명에게 광주 빛고을전남대병원 병상을 지원했다. 광주시의사회는 ‘달빛의료지원단’을 구성해 대구를 찾아왔고 광주의 시민과 기업, 민간단체들이 앞 다퉈 대구시에 구호물품 및 성금을 전해왔다.

대구와 광주는 2013년부터 ‘달빛동맹’을 맺고 교류협력을 이어오고 있는데 위기를 겪으며 더욱 사이가 돈독해지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번 집중호우와 태풍 장미로 인한 피해가 조속히 복구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대구 달성군도 최근 자매결연도시인 전남 담양군을 돕기 위한 구호금품을 전달했다. 달성군은 군청 직원들과 함께 마련한 성금과 고압세척기(20대), 마스크(4000매) 등 2100여만원 상당의 물품을 전달했다. 달성복지재단에서도 이불(700채), 벽지(80박스) 등을 지원했으며 농협 달성군지부도 생필품 키트 등의 구호금품과 ‘이동빨래차량’ 1대를 지원했다. 공무원, 여성자원봉사단, 농협 대구지역본부 임직원 등으로 구성된 200여명의 자원봉사단이 현지에서 봉사 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대구 달서구도 자매결연도시인 광주 북구에 구호물품을 전달했다.

동서화합은 재난·재해 지원을 넘어 사회적 위기 공동 대응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경북도와 전남도는 최근 국회 소회의실에서 지역 국회의원들과 함께 지방소멸 위기 지역 지원 특별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를 열었다. 두 지역은 고령화와 청년 유출로 인한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해야 하는 공통의 숙제를 가지고 있다. 이에 돌파구 마련을 위한 법 제정에 힘을 모으기로 한 것이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