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속도가 정말 무섭다. 가장 우려했던 상황이 현실화하고 있다. 수도권 교회 등을 중심으로 연일 확산 추세가 이어지면서 19일 신규 확진자 수는 300명에 육박했다. 이번 확산의 중심에는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전광훈씨와 그가 담임목사로 있는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가 있다.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는 이날 정오까지 누적 600여명에 이른다. 정확한 교인 명단을 제출하지 않은 이 교회의 특징은 일반 교회와 달리 종교와 정치가 결합한 형태다. 전국에서 전 목사 추종자들이 모였고, 강당 등에서 숙식을 해온 것이 집단감염의 원인이 됐다. 이 교회 신도들은 잠적하거나 검사와 격리를 거부하는가 하면 확진 판정을 받은 뒤 도망치는 사례까지 속출하고 있다고 한다. 정부는 전 목사 등 관련자에게 구상권을 포함해 손해배상 청구 등 강력한 민·형사상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전 목사가 소속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대부분 교단의 탈퇴로 유명무실해진 가운데 한기총 대신 연합기관으로 등장한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등 주요 교단과 교계 지도자들은 연일 사과의 뜻을 밝히며 방역에 적극 협조하고 나섰다. 여의도순복음교회와 소망교회, 영락교회, 온누리교회 등 대표적인 대형교회들은 자율적으로 온라인 예배만 하기로 했다. 대부분 교회가 소모임 등 어떤 대면 접촉도 자제하기로 했다. 그동안 방역 모범을 보여온 교회가 조금 방심하면서 이번 사태 악화를 촉발시킨 측면이 있다. 교계는 더 확실하게 방역지침을 따르고 선도하는 데 힘을 합쳐야 한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정례 브리핑에서 “지금은 수도권 지역에서 감염이 계속 확산하며 언제든 전국적인 대유행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이라고 말했다. 언제 어디서나, 누구든지 감염될 수 있고 전파자가 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계뿐 아니라 모든 국민이 방역에 적극 협력해야 한다. 수도권 전역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적용되는데, 다른 지역도 그에 준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특히 감염 통로가 될 수 있는 동창회, 동호회, 야유회, 돌잔치, 워크숍, 계모임 등 사적 모임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 여야 및 노사, 보수단체, 의료계 등 갈등을 빚고 있는 모든 사회세력도 네 탓 공방을 벌이거나 반목하지 말고 지금은 힘을 합쳐야 한다. 그야말로 전 사회가 방역을 위한 공동전선을 구축해야 할 때다.
[사설] 코로나 대유행 위기… 전 사회 방역 공동전선 구축해야
입력 2020-08-20 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