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동성애 반대를 ‘동성애자 정죄’로 비난하는 것에 미혹되지 말아야

입력 2020-08-21 00:09

성경은 믿음으로 구원을 얻는 새사람에게 헬라인과 유대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차별이 있을 수 없다고 말한다.(롬 3:22, 골 3:11~12) 사람 차별을 금지하는 것은 성경의 원리다.

그런데도 한국교회가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주된 이유는 동성애(성적지향)를 차별금지 사유로 정하기 때문이다. 정의당이 발의한 차별금지법안 법조문은 ‘특정 개인이나 집단에 대한 분리·구별·제한·배제·거부 등 불리한 대우를 표시하거나 조장하는 광고 행위’라고 규정하고 있어 얼핏 보면 사람 차별을 금지하는 성경에 부합하는 겉모습은 가졌다.

그러나 실제로 법을 해석·적용할 때는 동성애 반대를 동성애자 반대와 동일시한다. ‘행위 비난’과 ‘행위자 비난’은 분명히 다른데도 동일시하는 무리한 해석론이 들어있는 것이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채택한 2005년 보고서(조여울 연구책임자)와 2016년 보고서(홍성수 연구책임자)는 “동성애를 비정상이라고 표현하는 상담” “남녀가 결합하는 것이 정상이라는 의견 표현”처럼 사람이 아니라 동성애를 반대하는 표현을 차별로 예시한다. 동성애 반대가 동성애자에게 정신적 고통이나 괴롭힘을 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해석을 확대 적용하면 성전환 반대를 성전환자 반대로, 반성경적 사이비 종교 비판을 그 종교신봉자 비판으로, 반성경적인 사상 비판을 그 사상 신봉자에 대한 비판으로 보게 된다. 한편, 일부 기독교인도 자신들은 동성애를 지지하지 않는다면서도 동성애 반대를 동성애자 정죄로 보고 동성애 반대를 금지하는 차별금지법을 지지한다.

동성애 반대를 동성애자 정죄나 동성애자 반대와 동일시하는 것은 성경적인가. 절대 그렇지 않다.

첫째, 성경은 사람에 대한 정죄는 금지하면서도(눅 6:37) 인간 행위를 선과 악, 거룩함과 거룩하지 않음, 의와 불의로 구별한다. 그리고 하나님이 선을 사랑하고 악을 미워하신 것처럼 성도들도 선을 사랑하고 악을 미워하라는 명령을 반복해서 주신다.(잠 8:13, 암 5:14~15, 롬 13:9 등) 죄를 미워하는 것과 죄인을 미워하는 것을 결코 동일시하지 않는 것이 성경의 기본 입장인 것이다.

둘째, 예수님은 죄인을 정죄하는 것과 죄인 사랑을 어떻게 구별하는 것인지 분명히 가르쳐주셨다. 예수님은 성전에 잡혀 온 간음한 여인에게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않겠다. 가서 다시는 죄를 범하지 말라”고 하셨다.(요 8:11)

예수님의 말씀에 비춰 볼 때 여인에게 “음행은 죄”라고 하고 “죄를 범하지 말라”고 하는 비판행위는 정죄가 아님이 분명하다. 오히려 죄인 앞에서 죄를 죄라고 말하고 다시는 죄를 범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은 죄인을 사랑하는 것이다.

따라서 크리스천도 동성애자 앞에서 “동성애는 죄”라고 말하고 “더이상 동성애를 범하지 말라”고 비판하는 것은 예수님의 사랑으로 동성애자를 정말 사랑하는 것이다. 죄에 대한 지적이 동성애자를 향한 정죄가 아니라는 것이 성경 상 명백한 것이다.

한국교회 성도는 동성애 반대를 동성애자를 향한 정죄라고 비난·조롱하는 반성경적 주장에 미혹되지 않아야 한다. 오히려 예수님의 명령에 따라 동성애를 강력히 반대하고 동성애자가 탈동성애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그리고 동성애 반대를 원천 차단하려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시도에 담대히 맞서는 성도가 돼야 한다.

조영길 변호사 (복음법률가회 실행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