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확산에 놀란 동학개미… 증시 두달 만에 최대 낙폭

입력 2020-08-19 04:02
사진=연합뉴스

‘코로나 2차 대유행’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상승세를 이어가던 국내 증시가 두 달여 만에 최대폭으로 고꾸라졌다.

2500선을 넘보던 코스피지수는 다시 2300선으로 주저앉았고, 코스닥지수는 4% 넘게 급락하며 800선을 간신히 지켰다.

시장이 우려하던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공포감에 개인투자자들이 매물을 내던지는 ‘패닉 셀링’(Panic Selling·공포에 의한 매도) 현상까지 벌어졌다.

반면 ‘코로나 수혜주’로 꼽히는 언택트·바이오 종목은 오히려 급등하는 양상을 보였다.

금융투자업계는 코로나19 2차 유행의 진행 경과에 따라 당분간 조정 장세가 펼쳐질 수 있다고 내다본다. 다만 올 초 코로나19 사태 이후 증시가 급락했다가 다시 반등하는 상황을 경험한 ‘학습효과’가 있는 데다 50조원에 달하는 증시 대기자금이 있어 조정 기간은 길지 않을 거라는 의견이 많다.

18일 코스피는 연휴 기간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59.25포인트(2.46%) 내린 2348.24에 마감했다. 6월 15일(-4.76%)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오전 장중 -0.07% 수준에서 보합세를 이어가던 코스피는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의 브리핑이 시작된 오후 2시를 기점으로 급락세를 연출했다. 증시 상승세를 이끌던 개인투자자들이 무려 5266억원어치의 매물 폭탄을 쏟아내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이날 오른 종목은 66개에 그친 반면 내린 종목은 827개에 달했다. 코스닥 역시 4.17% 급락한 800.22에 장을 마쳤다. 장중 한때 800선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오름세를 연출하던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줄줄이 미끄러졌다. SK하이닉스(-2.62%)와 LG화학(-1.43%)에 이어 현대차(-5.39%) LG생활건강(-4.15%) 삼성물산(-6.05%) SK이노베이션(-6.69%) 삼성생명(-9.49%) 등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언택트·바이오주는 선방했다. 코스피에선 삼성바이오로직스(0.25%)와 네이버(0.82%) 카카오(4.28%) 등이 상승 마감했고, 코스닥에선 코로나19 진단키트 제조업체인 씨젠(19.02%)과 엑세스바이오(29.83%), 마스크 생산업체 웰크론(29.91%)이 급등세를 보였다. 재택근무 관련주로 꼽히는 소프트캠프(29.85%)와 알서포트(23.70%)도 20% 넘게 상승하며 ‘증시 양극화’ 현상을 극명하게 드러냈다.

증권가는 코로나19 재확산이 증시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개인들의 매수 여력이 확대됐지만 최근 상승 랠리에 따른 피로감으로 단기 조정의 빌미가 될 가능성은 있다”고 분석했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불확실성으로 증시가 일시적으로 조정될 수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최근 증시를 끌어올린 유동성에 변함이 없다면 (하락으로) 추세가 바뀌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민철 조민아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