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마이크로소프트(MS), 화웨이, 모토로라 등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가 다음 달 잇따라 폴더블 신제품을 내놓는다. 새로운 폼펙터로 부상한 폴더블폰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내구성 강화와 기능성 보완을 위해 해결해야할 요소가 많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당분간은 지난해 갤럭시 폴드와 갤럭시Z 플립을 성공적으로 내놓으며 완성도에서 앞선 삼성전자의 독주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 갤럭시Z 폴드2(사진)의 국내 출시일은 다음 달 18일이 될 전망이다. 이동통신사에선 2일부터 사전예약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 5일 온라인 언팩 행사에서 갤럭시Z 폴드2를 공개했지만 구체적인 사양과 출시일정 등은 9월초 다시 발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 알려진 일정대로면 출시 행사는 1~2일이 유력하다. 신제품은 전작인 갤럭시 폴드보다 화면이 커지고, 두께는 얇아진다. 커버 디스플레이는 6.2인치로 앞면을 거의 채우고, 펼쳤을 때 메인 화면 크기는 7.6인치다.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는 갤럭시 노트20 시리즈와 동일한 퀄컴 스냅드래곤 865 플러스 칩셋을 탑재한다. 초박막강화유리(UTG)를 적용해 내구성도 개선됐다. 삼성전자는 한정판인 톰브라운 에디션도 출시해 주목도를 높일 예정이다. 출고가는 239만8000원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MS도 미국 시장에서 다음 달 10일(현지시간) 듀얼스크린 제품인 서피스 듀오를 출시한다. 두 개의 얇은 5.6인치 디스플레이가 포개지는 형태로, 펼쳤을 때는 8.3인치 디스플레이를 활용할 수 있다. 삼성의 제품처럼 한 개의 스크린을 접는 폴더블과는 차이가 있다. 가격은 1399.99달러(약 166만원)부터다. MS는 기존 스마트폰 제품에서 자사 운영체제(OS)인 윈도를 도입한 것과 달리 신제품에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하기로 했다. 스마트폰 시장에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앱) 생태계가 완고하게 구축된 만큼 이에 적응하기 위한 과감한 선택을 했다는 분석이다. 모토로라도 다음 달 9일 폴더블 스마트폰 ‘모토 레이저(RAZR) 5G’을 발표한다. 지난 2월 출시한 ‘레이저’의 후속 제품으로, 세로로 접는 클램셸 형태를 유지했다. 모토로라는 디스플레이를 6.8인치로 늘려 삼성 갤럭시Z 플립 5G와 경쟁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전작이 내구성·카메라 성능 등에서 기술적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은 만큼 이를 얼마나 보완했을지 주목된다.
지난해 폴더블 제품인 ‘메이트X·Xs’ 등을 내놓았다가 내구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화웨이 역시 재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이르면 다음 달 ‘메이트V’, 내년 초 ‘메이트X2’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트X2는 전작들처럼 밖으로 접는 ‘아웃폴딩’이 아닌 갤럭시 폴드 형태인 ‘인폴딩’으로 형태를 바꿀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미국의 제재로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할 수 없어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긴 어려울 전망이다. 폴더블폰 시장은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 규모가 올해 550만대, 2021년 1080만대, 2022년 2740만대, 2023년 3680만대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여전히 고가인 폴더블폰의 시장 안착을 위해선 가격 안정화 과정이 필수적이라는 지적도 여전하다. 당장 올해의 경우 갤럭시Z 폴드2·플립 5G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경쟁 제품들의 기술적 단점이 뚜렷했던 만큼 이를 단시간 내 보완해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갤럭시Z 폴드2의 올해 판매량을 전작보다 10만대가량 늘어난 50만대 수준으로 예측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스마트폰 시장 트렌드를 보면 ‘가성비’가 좋은 중저가 제품이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폴더블 등 하이엔드 제품에 대한 수요도 여전해 삼성 제품의 초기 완판 사태도 재현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