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군·경찰·병원·콜센터… 집단감염 동시다발 확산 ‘총체적 난국’

입력 2020-08-19 04:07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교회 군 경찰 병원 대학 콜센터 등 다양한 집단에서 동시다발로 쏟아지면서 당국의 역학조사마저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수도권발(發) 집단감염이 전국 13개 시·도 전체로 확산되면서 총체적 난국에 직면한 상황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은 현재 수도권을 중심으로 번지는 코로나19는 감염자를 특정하기 어렵다고 18일 밝혔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확진자들의 바이러스 노출 시간과 장소를 특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동시에 다양한 교회 활동을 통해 상당 기간 반복적 노출 및 전파가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최근 확진 사례를 보면 코로나19 확진자는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서울 세브란스병원에선 간호사 2명이 확진됐고, 군에선 경기도 가평 육군 제3수송교육연대 병사 2명, 대북정보부대 소속 군무원 1명 등 3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경찰에서도 서울 혜화경찰서 등의 경찰관 6명이 확진자로 판명됐다.

수도권에서 유행하는 바이러스가 신천지 사태 때보다 전파력이 훨씬 높을 것으로 추정되는 것도 방역 당국의 고민을 깊게 하는 한 요소다. 권 부본부장은 “이번 유행은 신천지 유행과 달리 바이러스의 전파력이 높은 GH형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GH그룹은 미국과 유럽에서 유행한 바이러스로, 신천지 관련 유행에서 발견됐던 V그룹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6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울러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와 접촉했거나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광복절 대규모 집회에 참석한 지방 주민들이 확진자로 속속 판명되면서 코로나19가 전국으로 급속 확산되는 양상이다. 지역별 신규 확진자는 서울 131명, 경기도 52명, 인천 18명 등 수도권에서만 201명이 나왔다. 그밖에 부산 7명, 대구·전북 각 6명, 충남 4명, 광주·경북 각 3명, 울산·강원 각 2명, 충북·전남 각 1명 등이다. 권 부본부장은 “광복절 대규모 집회 같은 모임과 수도권을 방문했던 타지역 주민들을 통해 전국으로 확산할 수 있다”며 “(사랑제일교회 교인들이)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 있어 더더욱 전국적 확산이 우려된다”고 했다.

수도권에서 시작된 ‘n차 감염’이 바다 건너 전남 진도까지 확산됐다. 진도군에 따르면 이날 임회군에 거주하는 70대 남성이 진도 2번째 확진자로 판정됐다. 이 남성은 전날 진도에서 첫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60대 남성의 이웃이다. 진도 1번 확진자는 제주도 여행을 마치고 지난 12일 김포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여의도순복음교회 교인인 김포시 확진자와 접촉했다. 등록교인이 14만명에 이르는 세계 최대 감리교회인 금란교회 교인 중에도 첫 확진자가 나왔다. 최근 사랑제일교회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진 이 교인은 지난 12일 저녁과 13∼14일 새벽에 금란교회 예배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