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기부 모델이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진화하고 있다. ‘나 홀로 걷기대회’부터 ‘비대면 의료진 응원 캠페인’까지 형태도 다양하다.
국제구호개발 NGO인 월드휴먼브리지는 다음 달 10일 세계자살예방의 날에 맞춰 ‘제9회 사람사랑 생명사랑 걷기 축제’를 비대면 형태로 개최한다고 18일 밝혔다.
월드휴먼브리지 안양지역본부는 자살예방주간에 맞춰 생명 존중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2012년부터 매년 안양 일대에서 참가자들과 함께 걷기 축제를 가졌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온택트(Ontact) 형태로 열기로 했다. 온택트란 비대면을 뜻하는 언택트(Untact)에 온라인을 통한 외부와의 연결(On)을 더한 개념이다.
온택트 걷기 대회를 현실화시킨 건 기부 플랫폼인 ‘체리 희망 나눔 플랫폼’(체리)이다. 체리는 금융시스템 전문 개발업체 이포넷(E4넷)에서 개발했다. 기부부터 헌금까지 다양한 용도로 활용된다.
참가를 희망하는 사람은 다음달 2일까지 체리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접수하면 된다. 접수 후엔 7일부터 13일까지 앱 내 이벤트 페이지에 접속해 걷기 챌린지에 참가할 수 있다. 목표 걸음 수는 1004걸음이다. 앱 안의 만보기 기능에 참가자 개인의 걸음 수가 기록되고 걸음 수에 따라 자신의 순위도 확인할 수 있다. 다른 참가자의 걸음 수도 볼 수 있기 때문에 혼자 걷지만, 함께 걷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2만원의 참가 접수비는 아동과 노인, 우울 고위험자를 대상으로 한 자살예방교육과 자살 유가족 대상 상담, 자조모임, 회복 프로그램 지원 등에 사용한다. 걷기 축제에 동참하지 않더라도 기부할 수 있다.
서울 중랑구 금란교회는 코로나19 현장에서 고생하는 의료진을 응원하는 데 체리를 활용하기로 했다. ‘번아웃 의료진 응원 캠페인’은 코로나19 장기화로 번아웃(소진) 상태인 의료진을 응원하고, 시민과 함께 코로나19를 이겨내자는 취지에서 마련했다. 이번 주 중 체리에 응원 캠페인 페이지가 열린다.
기부 목표액은 990만원이다. 여기에 금란교회가 2000만원을 후원하기로 했다. 기부액은 중랑구보건소 선별진료소 의료진과 직원, 중랑구 내 64개 의료기관에 전달할 물품을 구매하는 데 사용한다. 맞춤형 기부를 위해 선별진료소와 의료기관으로부터 필요한 물품 명단도 받았다. 이동식 에어컨, 건강보조식품, 마스크, 라텍스 장갑 등이다.
이포넷 이수정 대표는 “캠페인 후원과 걷기 이벤트를 모바일 기반으로 연계하는 방식이 온택트 시대에 새로운 사회 참여 트렌드를 이끌어 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