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향기와 시원한 바람, 마음에 담아 가세요

입력 2020-08-19 18:29
한국관광공사는 코로나19로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기 좋은 ‘힐링의 숲’을 테마로 8월 추천 가볼 만한 곳을 선정했다. 경기도 가평 경기도잣향기푸른숲, 강원도 강릉 국립대관령치유의숲, 충북 국립제천치유의숲, 부산 기장의 아홉산숲·부산치유의숲, 전남 장흥 ‘청태전 티로드’ 등이다. 코로나19 때문에 갑자기 입장이 제한되는 등 변동 여지가 있으므로 방문하기 전 개방여부·개방시간·관람방법 등 세부정보를 미리 확인하는 건 필수다.

걷고 사색하며 치유, 잣향기푸른숲
청량한 공기를 마시며 숲속을 거닐어 보면 어떨까. 일상의 고단함을 다독여주는 공간이자 면역력까지 높여주는 숲은 코로나19로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기 좋은 곳이다. 경기도 가평군 축령산과 서리산 자락 잣향기푸른숲 산책길. 한국관광공사 제공

잣향기푸른숲은 축령산과 서리산 자락 해발 450~600m에 위치하며, 153㏊ 숲에 수령 80년이 넘는 잣나무 약 5만2000그루가 분포해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특히 출렁다리와 데크 로드를 아우르는 산책길, 사방댐으로 이어지는 ‘하늘호수길’, 총 길이 5.8㎞에 이르는 ‘둘레길’ 등 다양한 숲 탐방로를 갖추고 있다. 탐방로 어디를 걸어도 하늘 높이 솟은 잣나무를 볼 수 있고, 숲에서 명상과 기체조를 포함한 산림 치유, 목공 체험(재료비 별도), 숲 해설 프로그램 등을 무료로 진행한다. 경기도 내 산림 휴양지 중 연평균 피톤치드 농도가 가장 높은 곳으로 알려졌으며, 한국관광공사와 지역관광공사가 선정한 ‘비대면(언택트) 관광지 100선’에도 이름을 올렸다. 걷고 사색하고 치유하기 좋은 이곳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열며, 입장료는 어른 1000원, 청소년(13세 이상~18세 이하) 600원, 어린이(7세 이상~12세 이하) 300원이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월요일은 쉰다.

100년 된 소나무 숲, 대관령치유의숲
100년 된 소나무 숲으로 유명한 강원도 강릉시 국립대관령치유의숲 치유센터. 한국관광공사 제공

산림청 산하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이 운영하는 산림 복지시설 중 하나다. 1920년대 씨앗을 산에 뿌려 조성한 금강소나무 숲이 장관을 이루며, 울창한 숲에는 성격과 난도가 다른 8개의 숲길(치유데크로드 포함)이 조성돼 있다. 편안하고 쉬운 코스인 쉼터와 명상 공간이 있는 ‘솔향기치유숲길’과 목재 데크가 깔린 ‘치유데크로드’부터, 최고 난도를 자랑하는 ‘도전숲길’까지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시원하게 뻗은 소나무 사이를 산책하고, 울창한 숲이 내주는 그늘에서 쉬는 것만으로도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산림치유지도사가 함께하는 맞춤형 산림치유 프로그램도 예약만 하면 체험할 수 있다. 9월 말까지는 토요일 밤마다 시원한 숲의 소리와 향기, 바람을 오감으로 느껴보는 프로그램 ‘대관령숲, 별이 빛나는 밤에’(체험비 1만 원, 예약 필수)가 마련돼 있다. 국내 1호 자연휴양림인 대관령자연휴양림과 도보 여행길로 인기 높은 대관령옛길이 지척에 있다.

꽃, 나비와 숲속 힐링, 제천치유의숲

금수산 자락에 자리 잡은 국립제천치유의숲은 3년간의 단장을 마치고 올해 본격적으로 손님맞이를 시작했다. 숲하모니, 치유힐링숲테라피, 한방힐링숲테라피 등 산림 치유 프로그램은 입소문이 나 매일 단체손님이 있을 정도로 인기다. 프로그램은 참여 대상과 인원에 따라 다르게 구성된다. 이 중 건강 측정, 티 테라피, 산림공예 등을 체험하는 숲하모니는 별도예약이 필요 없지만, 나머지 프로그램들은 방문 일주일 전 홈페이지나 전화를 통한 예약이 필수다. 숲길은 치유 프로그램 없이 그냥 걸어도 좋은 길이다. 마가목과 음나무 등 약초가 자라는 약초원, 건강치유숲길과 숲내음치유숲길, 음이온치유숲길 등 피톤치드 가득한 숲길은 상시 무료 개방이다(연중무휴).

‘모둠 숲’ 아홉산숲·부산치유의숲
최근 종영한 드라마 ‘더 킹 : 영원의 군주’ 촬영지인 부산 기장군 철마면 아홉산숲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가족. 한국관광공사 제공

기장군 철마면에는 걸으며 힐링하기 좋은 아홉산숲과 부산치유의숲이 있다. 아홉산숲이 울창한 숲이라면, 부산치유의숲은 시야가 탁 트이고 눈이 편안해지는 숲이다. 남평 문씨 가문이 400년 가까이 가꾸고 지켜온 아홉산숲은 맹종죽을 대표로 금강소나무, 삼나무, 편백 등 다양한 나무 군락이 있는 ‘모둠 숲’으로, 걷는 내내 탄성이 쏟아진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더 킹 : 영원의 군주’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많은 여행자가 찾는다. 아홉산숲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부산치유의숲은 갖가지 산림 치유 프로그램으로 몸과 마음을 다스리기 좋은 곳이다. ‘힐링로드’부터 산등성이를 따라 이어지는 에코 트레킹 코스 ‘솔바람길’과 ‘큰바위길’까지 색다르게 즐길 수 있다.

비자나무와 차향, ‘청태전 티로드’

가지산 자락 보림사 주변에 있는 비자나무 숲이 좋다. 수령 300년이 넘은 비자나무 500여 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그 사이로 다소곳한 산책로가 있다. 숲 곳곳에 의자와 산림욕대도 마련됐다. 산책로는 경사가 급하지 않아 누구나 걷기 쉽고, 천천히 걸어도 20분이면 충분하다. 비자나무 숲길을 걷다 보면 나무 사이사이에 잡풀이 무성한데, 자세히 보면 야생 차밭이다. 그래서 이 길을 ‘청태전 티로드’라고 부른다. 청태전(靑苔錢)은 ‘푸른 이끼가 낀 동전 모양 차’라는 뜻으로, 맛이 순하고 부드러운 발효차다. 야생 찻잎을 따서 가마솥에 덖고 절구에 빻은 뒤 엽전 모양으로 빚어 발효시킨다. 장흥다원이나 평화다원에 가면 청태전을 직접 만들고 맛볼 수 있다.

[And 여행]






남호철 여행전문기자 hc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