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의 벽을 허물고 언제 어디서든 누구에게라도 배우는 교육이 미래교육 아닐까요.”
동탄중앙초등학교 안영길(사진) 교장은 지난 13일 학교 교장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학교시설 복합화의 가능성을 미래교육과 연결지어 설명했다. 복합화의 본질은 학생을 더 좋은 시설에서 더 좋은 장비로 가르치는 단순한 시설 사업이 아니란 말이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격언처럼 교육이 학교 울타리를 벗어나야 미래가 있으며, 복합화는 이를 촉진하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그는 “학교 컴퓨터보다 이음터 장비가 훨씬 좋죠. 이음터엔 3D프린터가 수십대 있고 도서관도 좋은데 학교시설의 일부로 활용할 수 있어 장점이 많습니다. 그런데 그게 전부는 아닙니다”라며 과거 시골학교 교장 시절 일화를 소개했다.
“학생이 줄어 학교 공간이 남아돌자 동네 할머니들이 운동한다며 한 구석을 빌려 달래서 교실 하나를 내줬어요. 그러자 할아버지들도 몰려와 요구해 또 내줬죠. 교실 두 개가 사랑방처럼 됐어요. 가만히 보니 이들 중에 교육도 많이 받았고 사회 경험이 풍부한 퇴직한 고위 공무원 같은 분이 있는 겁니다. 그래서 ‘돌봄이 부족한 애들과 한번 놀아보렵니까’라고 물어보고 좋다고 해 아이들을 맡겼어요. 나중에는 그분들이 아이들 공부도 봐주더라고요.”
동탄신도시에서 진행되고 있는 학교 복합화 실험이 ‘시골학교 사랑방’의 확장판이 돼야 한다는 의미였다. 그러려면 교사의 역할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안 교장은 “복합화에는 교육과 돌봄이 함께 가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죠. ‘학교는 지식 교육만 하면 끝’이라고 해서는 안 되는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지금 사회가 그런 요구를 하고 있고 현실도 그렇게 흘러가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까 언급한 학교 울타리를 벗어나 지역사회가 참여하는 ‘유비쿼터스 교육’ ‘학습 공원’ 같은 개념들과 연계해 돌봄과 교육이 원활하게 돌아가기 위해서는 교사의 역할이 변해야 합니다. 시대가 바뀌었고 사회가 요구하는데 ‘나는(교사) 이것(지식 전달)만 해야 해’라고 하면 곤란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안 교장은 또 “미래학교, 이것은 결국 앞으로 어떻게 아이를 기를 것인가에 대한 얘기입니다. 정부가 ‘그린 스마트 미래학교’라는 구상을 내놨지만 전체를 아우르는 미래 비전을 갖고 더 큰 그림을 그리길 바랍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중에서 미래학교가 어디까지 담당하고 어떤 역할을 할지 국가와 지역사회, 학부모와 교육계가 고민하고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미래교육의 출발점이 아닐까요”라고 말했다.
화성=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포스트 코로나 넘어 미래학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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