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우리가 해야 할 첫 번째 일

입력 2020-08-20 00:03

다윗이 왕이 되어 첫 번째로 하고자 한 일은 하나님의 법궤를 예루살렘으로 옮겨오는 일이었습니다. 그 이유를 다윗은 이렇게 말합니다. “사울의 때에는 우리가 궤 앞에서 묻지 아니하였느니라.”(대상 13:3). 바로 하나님께 묻기 위함이었습니다. 다윗이 하나님의 법궤를 옮겨오는 과정에서 명령하는 자에서 듣는 자가 된 것입니다.

묻기 위함은 곧 듣기 위함입니다. 출생부터 죽음의 순간까지 우리가 겪는 일들은 다 처음 경험하는 것들입니다. 누구도 자신을 인생 전문가라 감히 말할 수 없습니다. 신앙이란 우리를 창조하신 하나님의 소리를 듣는 것입니다.

다윗이 법궤를 예루살렘으로 옮겨온 뒤 했던 첫 번째 일은 성가대를 조직하는 것이었습니다. “다윗이 레위 사람의 어른들에게 명령하여 그의 형제들을 노래하는 자들로 세우고 비파와 수금과 제금 등의 악기를 울려서 즐거운 소리를 크게 내라 하매.”(16절)

그는 지휘자와 악기연주자 그리고 노래하는 자들을 세웁니다. 연주자들이 비파와 수금을 탈 때 맞추는 기준들은 이러합니다. 먼저 ‘알라못’에 맞추는 자들이 있습니다(20절). 알라못(alamoth)이란 여성의 높은 음역대를 말하는 음악 용어입니다. 오늘 본문 20절에서는 “스가랴와 아시엘과 스미라못과 여히엘과 운니와 엘리압과 마아세야와 브나야는 비파를 타서 알라못에 맞추는 자요”라고 기록합니다. 시편 46편의 표제에도 ‘알라못에 맞춘 노래’로 기록돼 있습니다. 오늘날 표현으로는 소프라노 음역입니다.

다음은 ‘여덟째 음에 맞추어’ 인도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21절). 여덟째 음이란 히브리어로 스미닛(sheminith)이란 단어입니다. 여덟줄로 된 현악기에서 가장 낮은 음을 말합니다. 저음 부분 즉 베이스를 연주하는 악기들입니다. 해당 본문에선 “맛디디야와 엘리블레후와 믹네야와 오벧에돔과 여이엘과 아사시야는 수금을 타서 여덟째 음에 맞추어 인도하는 자”라고 말합니다. 시편 6편의 표제에도 ‘현악 여덟째 줄에 맞춘 노래’ 라고 기록돼 있습니다.

하나님은 이렇게 사람들에게 각자 주어진 음역대의 소리를 내도록 하셨습니다. 고음을 내는 사람도 있고 낮은 음을 내는 사람도 있어야 합니다. 각각의 소리가 화음을 이루어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것입니다. 아름다운 고음을 내려면 먼저 저음을 들을 줄 알아야 합니다. 깊고 중후한 저음을 내려면 자신의 음보다 높은 고음을 들어야 합니다. 서로의 소리를 제대로 들을 수 있을 때 비로소 자신의 소리를 제대로 낼 수 있을 뿐 아니라 서로 다른 음역대의 소리를 온전히 조화롭게 전할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는 그 위치에서 저마다의 기준 음이 있습니다. 종교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기준이 되는 소리가 있습니다. 그 소리를 먼저 들어야 합니다. 그러고 나서 제소리를 내야 합니다. 아름다운 성가대의 연주는 서로의 소리를 잘 듣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먼저 들어야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어느 조직에서든 ‘잘 듣는 자’를 리더로 세웠을 때 그 조직의 결과물에 완성도가 높습니다. 결과뿐 아니라 과정에서도 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주는 사람을 곁에 둔 조직원들은 그렇지 못한 조직에 비교해 훨씬 조화롭고 안정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성도 여러분, 각자의 자리에서 이 사회를 아름답게 지켜가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하는 첫 번째 일은 잘 듣는 것입니다. 다윗처럼, 그의 성가대처럼 말입니다.

조경운 목사(서울 홍제동교회)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홍제동교회는 지역사회에 복되고 아름다운 소리의 통로가 되는 비전을 품고 있습니다. ‘주께 하듯 하라’라는 2020년 표어를 중심으로 온 성도들이 자신의 자리에서 주님을 섬기듯 일하며 함께 세워가는 교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