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지인들과 식사를 하게 됐다.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올 한 해 코로나 확산 때문에 힘들었던 경험에 대해 말하게 됐다. 일이 줄어들어 휴직을 한 경우도 있었고, 반대로 일이 몰려 쉬지 못하고 정신없이 시간을 보낸 분도 있었다. 대화를 마무리하면서 올 한 해 힘들었지만 그래도 나를 설레게 하는 일이 뭐가 있는지를 찾아보자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
올 초 어느 출판사에서 진행한 워크숍에 참여한 적이 있다. 여가 생활의 경험을 공유하는 워크숍이었다. 다양한 여가 분야 중 나는 ‘공부와 독서’로 참여했다. 그곳에 오신 분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빠진다는 게 얼마나 즐겁고 활력을 주는 경험인가에 대해 새삼 깨닫게 됐다. 한 번도 달리기를 해보지 않았던 분이 마흔이 넘어 마라톤을 시작해 ‘러너스 하이’를 경험한 분도 있었고, 몸이 아팠다가 나아지고 난 후 미술에 빠져 새로운 삶을 시작한 분도 있었다. 유기견을 돌봐준 경험을 하고 난 후 모임을 만들어 주말마다 봉사를 다닌다는 분도 있었다.
좋아하는 일만 하며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은 흔하지 않다. 하기 싫은 일이라도 생계를 위해서는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가시간에 하는 활동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활동에 몰입을 하면서 기쁨이 생겨나게 되면 우리는 조금씩 변화하게 된다. 독서를 시작하게 되면서 나도 많이 바뀌게 됐다.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마음이 생기기 시작했고,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게 됐다. 능동적 여가활동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한 책 ‘오티움’에서 저자는 스스로 만들어내는 기쁨에 주목한다. ‘모든 사람이 가슴 뛰는 일을 할 수는 없지만 모든 사람이 가슴 뛰는 여가를 보낼 순 있다’고 말한다. 요즘처럼 ‘모든 게 불확실하고 뜻대로 되지 않은 인생에서 내가 만들어내는 작은 기쁨 하나’를 가지고 살아가보면 어떨까.
문화라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