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했지만 연휴 마지막날인 17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엔 나들이 나온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무더위 때문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등 코로나19에 대한 경계심이 느슨한 모습이 곳곳에서 확인됐다.
이날 ‘한강 텐트족’이 찾은 여의도 한강공원은 코로나19를 잊은 듯한 풍경이었다. 아이를 동반한 가족들과 젊은 연인들은 햇빛을 피하기 위해 그늘 아래 텐트를 치고 돗자리를 폈다. 얼굴에 땀이 흐르는 폭염 탓인지 곳곳에서 마스크를 벗은 모습이 눈에 띄었다.
시민들은 김밥과 과일 등 음식을 먹으며 대화를 나눴지만 개인 방역수칙에 대해선 무뎌진 모습이었다. 남녀노소 구분 없이 마스크를 쓰지 않았고 마스크를 턱에 걸치는 ‘턱스크’조차 찾아보기 어려웠다. 마스크를 손에 걸고 있거나 바닥에 내려놓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시민들은 한강 나들이가 그나마 안전하다는 반응이었다. 한 커플은 “폭우 때문에 최근 제대로 놀지도 못했는데 오늘은 날이 맑아 나왔다”며 “서로 거리두기를 유지할 수 있는 데이트 장소가 캠핑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텐트 안에만 있으니 굳이 마스크를 쓸 필요는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5살 딸과 함께 텐트에서 쉬던 직장인 최모(41)씨는 “코로나19 걱정에 여름휴가도 떠나지 못해 연휴 마지막날 한강을 찾게 됐다”며 “불안하긴 하지만 언제까지고 집에만 있을 수는 없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최씨는 이어 “밀집·밀접·밀폐 공간도 아니기 때문에 마스크를 잘 끼고 다른 사람들과 거리를 잘 둔다면 안전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공원을 찾는 사람이 크게 줄어 자연스레 경각심이 줄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무더위에 연신 부채질을 하던 텐트대여점 사장은 “지난 6~7월 텐트들이 빽빽하게 들어설 땐 다들 마스크를 잘 쓰곤 했다”며 “오늘은 그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라 사람들이 안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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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