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역전’ 통합당 “약자 편에 선 정당 승리” 기조로 달린다

입력 2020-08-18 00:08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 주호영 원내대표가 10일 전남 구례군 오일장을 찾아 침수 피해 복구에 나선 주민을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처음으로 지지율 역전을 이뤄낸 미래통합당이 중도로의 외연 확장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태극기 부대와 선을 긋는 동시에 호남을 향해서는 반성과 사과의 손길을 내밀기 시작했다. 그간 통합당을 외면했던 서울과 20대, 진보층 성향 지지율은 반등했다. ‘약자와의 동행’을 내건 통합당 지도부의 기조가 유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리얼미터는 YTN 의뢰로 지난 10~14일 전국 18세 이상 251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통합당 지지율이 36.3%를 기록해 3년10개월 만에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을 역전했다고 17일 밝혔다. 민주당 지지율은 34.8%로, 오차범위 안(±2.0% 포인트)에서 통합당에 뒤졌다. 통합당은 서울과 20대, 진보층 성향에서 지지율이 오른 데 반해 민주당은 지지 기반인 광주·전라와 서울, 20대 지지율이 모두 하락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통합당은 호남 민심을 잡기 위한 현장 행보를 본격화했다. 수해 복구를 위해 전남 구례 등을 찾은 데 이어 19일에는 지도부가 광주를 찾아 5·18 묘역을 참배키로 했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자유한국당 시절 당에서 나왔던 “5·18 유공자는 괴물 집단” 등 막말을 사과하고, 국민 통합 메시지를 낸다는 계획이다. 통합당 관계자는 “일회성 방문이 아니라 앞으로 통합당이 전국 정당으로서 호남을 외면하지 않겠다는 메시지에 주력할 것”이라며 “호남을 위한 정책을 마련하고, 비례대표에 호남 출신을 의무화하는 등 세부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지지율 상승세에도 여전히 통합당을 바라보는 호남의 시선은 냉랭하다. 광주·전라에서 통합당 지지율은 4.6% 포인트 떨어진 14.1%에 그쳤다.

통합당은 태극기 집회를 이끄는 전광훈 목사와도 결별 수순을 밟고 있다. 광복절 광화문 집회에 불참한 통합당은 태극기 부대로 대표되는 극우 성향 집단과 동일시되는 이미지에서 탈피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지난해 말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전 목사와 함께 연설한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총선 참패는 극우 세력과 선을 그어야 한다는 당 안팎의 요구를 증폭시켰다.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에 “국가 방역체계를 무시한 전 목사를 즉각 구속해야 한다”며 “전 목사는 자신의 교회에서 코로나 대규모 확산이 확인됐는데도 소속 교인들을 서울 집회에 동원했다. 코로나 사태 초기 신천지보다 더 질이 나쁘다. 반드시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