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언은 ‘왕의 복음’… “나의 왕이신 주 예수를 읽어라”

입력 2020-08-19 00:16
송상철 미국 애틀랜타 새한교회 목사(왼쪽 세 번째)와 성도들이 지난 5월 3일 애틀랜타 한인마트 앞에서 ‘사랑의 마스크’와 전도지를 나눠주고 있다. 새한교회는 이날 지역사회에 5000장의 마스크를 무료로 보급했다.

아르키메데스는 “유레카”(나는 발견했다)라고 외치며 목욕탕에서 알몸으로 튀어나와 집으로 달려갔다. 그의 심정 그 이상으로 나도 “잠언이 복음이다”라고 외치며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

부끄럽게도 그 발견은 1972년부터 신학교를 다니면서 목회 사역을 시작한 지 46년이 지난 지난해에 와서야 겨우 깨달은 것이었다. 늦었지만 내게는 코페르니쿠스의 혁명이나 아르키메데스의 관점 전환보다 더 소중하고 흥분되는 것이었다.

불행하게도 지금까지 그런 말을 들어본 적이 없었고, 미련하게도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어느 날 하나님의 은혜와 성령의 감동을 받고 ‘그림 일대일 복음 전도’ 양육 교재를 만들어서 수많은 나라를 다니며 복음전도 훈련사역을 하던 중에 갑자기 새로운 영적인 감동을 강하게 받았다.

모든 성경은 윤리 도덕책이 아니고 믿음의 책이며 구원의 책이다. 성경은 영생을 얻게 하려고 예수님에 대해 기록했다는 말씀이 계속 마음속에 맴돌았다. “너희가 성경에서 영생을 얻는 줄 생각하고 성경을 연구하거니와 이 성경이 곧 내게 대하여 증거하는 것이니라.”(요 5:39)

사실은 너무 잘 알고 자주 설교하는 말씀이다. 그런데 그 뜻을 적용해 성경 전체를 보지는 못하고 있었다. 구약도 오실 메시아 예수님에 대해 기록한 말씀이다. 그렇다면 잠언도 예수님에 대해 기록한 말씀인가. 그동안 들어본 설교나 강의를 통해 잠언에서 예수님을 가르치는 분들이 많지 않았는데 말이다.

나는 고등학생 때 교회를 처음 나가게 됐다. 사람들의 권유로 성경을 읽어보려 했는데 성경은 너무 어렵고 그냥 믿기에는 힘든 내용이 많았다. 누군가에게 잠언과 전도서를 추천받고 읽었다. 비교적 읽기 쉽게 느껴졌다. 전도서를 통해 인생의 허무함을 깨달아 느끼면서 ‘영생이 필요하고 그래서 하나님을 믿어야 하는구나’라고 생각하게 됐다.

잠언은 명언집이구나 싶었다. 잘 알아두면 성공하는 인생을 살 수 있는 지혜를 가질 수 있겠다 싶었다. 당시 내게는 잠언이 아주 쉽게 다가왔다. 그러나 복음이 아니라 처세술, 명언, 성공의 비결을 알려주는 책정도였다. 신학을 20년 가까이 공부하고 목회 사역을 46년가량 했지만, 잠언에 대한 생각에 큰 변화가 없었다.

그런데 생각이 바뀌게 됐다. ‘살리는 것은 영이요 육은 무익하다’ ‘내가 너희에게 이르는 말이 영이요 생명’이라는 주님의 말씀을 생각할 때 구원의 복음이 아닌 윤리 도덕 철학을 갖고는 사람을 살게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동안 처세술 설교, 윤리 도덕 설교로 얼마나 헛되고 미련한 짓을 많이 했는지 돌아보며 회개를 많이 하게 됐다.

그런데 성경에서 너무 중요한 생명나무 이야기는 성경 전체를 다 살펴봐도 잠언에 제일 많이 자세히 나온다. 잠언이 말하는 지혜는 세상의 육적인 지혜나 처세술의 지혜가 아니라 영생의 지혜인 것이다. 거듭나서 영생을 얻고 영의 눈이 열린 후에 진정으로 하나님을 경외하여 높이고 사랑하는 지혜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잠언을 통해 우리에게 전해주고 싶어하시는 것은 복음이다. 예수 믿어서 영생 얻고 하나님의 다스리심을 받으며 풍성하게 천국을 누리면서 살라는 것이다. 이것을 깨닫기까지 너무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지금이라도 깨닫고 발견하고 누리게 됐으니 너무 감사하다.

구약은 율법서, 선지서, 지혜서, 시가서 등으로 구분된다. 율법서는 율법을 통해 죄인인 것을 깨닫고 어린양 예수의 피로 죄 사함 받아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 되는 것을 말한다. 모세오경이 바로 그것이다.

선지서는 하나님 계명대로 살아 거룩한 백성과 거룩한 나라가 되라고 가르친다. 지혜서는 일단 하나님의 자녀가 됐다면 왕의 황실 경영의 지혜를 배워 풍성하게 살면서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라고 말한다.

잠언은 하나님 나라 왕의 예표인 솔로몬 왕이 그 자녀인 왕자들에게 교훈하는 형식으로 주신 말씀이다. 그래서 나라를 통치하는 황실 경영의 지혜, 하나님의 나라 백성이 풍성하게 살 수 있는 귀한 지혜 등이 가득 차 있다. 이것은 하나님 나라의 왕자와 공주들로 거듭난 우리를 가르치기 위한 내용이다.

그래서 잠언을 ‘왕의 복음’이라고 부른다. 우리는 잠언을 결코 처세적인 격언으로 읽지 말고 ‘왕의 복음’으로 읽고 믿어서 생명을 더 풍성히 얻어야 한다.

하나님이 본래 디자인하신 사랑과 기쁨, 왕권, 번성, 부요를 회복해서 그 복을 풍성히 누리고 퍼주는 복의 근원으로 살아야 한다. 우리는 잠언을 통해 왕이신 예수님을 만나야 한다.

예수님은 나의 구세주이며 나의 주인이고 나의 왕이시다. 그러므로 주 예수를 구세주와 왕, 주인으로 모시는 일이야말로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다. 잠언은 이 같은 사실을 알려주는 복음적 내용으로 가득하다. 그래서 우리는 잠언을 읽어야 한다.

송상철 목사
약력=총신대, 합동신학대학원대 졸업, 미국 리버티대 목회학석사, 풀러신학대 목회학박사 과정, 리폼드신학교 목회학 박사. 현 GP선교회 이사, 킴넷선교회 이사, GSGM선교회 국제상임대표,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새한교회 담임목사.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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