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이 전 분기에 비해 7.8% 줄어들며 사상 최악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일본 내각부는 17일 일본의 4~6월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7.8% 줄어들면서 3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런 추세가 1년간 지속된다고 가정하고 산출한 연율 실질 GDP 성장률은 -27.8%다.
NHK방송은 “통계적 비교가 가능한 1980년 이후 가장 큰 하락세”라고 전했다. 지금까지 실질 GDP의 하락율이 가장 컸던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였던 2009년 1분기에 기록한 연율 -17.8%였다. 동일본 대지진 참사 때인 2011년 1분기에도 -5.5% 역성장을 기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GDP 통계를 역산할 수 있는 1955년 이후 최악의 침체라고 지적했다.
항목별로 보면 일본의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개인소비’ 부문이 8.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역시 1980년 이래 최대 하락폭이다. 일본 정부의 외출 자제 방침에 따라 국민들이 여행이나 외식 등 서비스 부문 소비를 줄인 탓이다.
수출도 크게 줄어 -18.5% 역성장을 기록했다.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시장 상황이 코로나19 여파로 악화돼 주력 산업인 자동차 수출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수출 항목에 포함되는 외국인 여행자들의 소비가 급격히 줄어든 것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외에도 ‘기업 설비투자’에서 -1.5%, ‘주택 투자’에서 -0.2% 역성장을 기록했다.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재생상은 언론 브리핑을 통해 “지난 4월과 5월 긴급사태를 선언해 경제를 인위적으로 멈춰 세우고 있던 상황이어서 이러한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4월 7일 도쿄와 오사카 등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발생한 7개 광역지역에서 1차 긴급사태를 선포한 뒤 이를 전국으로 확대했다가 5월 25일 전부 해제한 바 있다.
니시무라 경제재생상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분들에 대한 지원을 우선 고려하고, 고용과 일상을 지키는 일에 전력을 기울이고 싶다”며 “내수 주도의 형태로 일본 경제를 정상 궤도로 되돌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