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IBM 차세대 서버용 CPU 위탁 생산

입력 2020-08-18 04:06
IBM의 차세대 서버용 CPU ‘파워10’의 웨이퍼. IBM 뉴스룸 캡처

삼성전자가 IBM의 차세대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를 위탁 생산한다.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사업 경쟁력이 입증된 결과라는 평가다.

IBM은 17일 IBM 뉴스룸을 통해 차세대 서버용 CPU ‘파워(power)10’을 공개했다. IBM은 이 제품이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의 최첨단 기술인 극자외선(EUV) 기반 7나노 공정을 통해 생산된다고 설명했다. 파워10은 기업용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컴퓨팅 서버에 적용된다. 이르면 내년 하반기 탑재될 전망이다.

파워10은 전작인 ‘파워9’과 비교해 에너지 효율, 작업 처리용량, 밀도 등에서 3배 이상 성능을 갖췄다. 성능 향상은 업계 최초로 도입한 7나노 공정 덕분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 7나노 제품 출하를 시작한 데 이어 지난 2분기에 5나노 공정 양산에 들어갔다. 삼성전자는 성능이 개선된 5나노, 4나노 2세대 기술 개발에 착수하는 등 미세 공정 기술을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IBM은 2018년 12월 고성능 서버용 CPU 생산을 위한 협력을 발표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업계 선두인 대만 TSMC를 쫓기 위해 7나노 EUV 공정을 선제적으로 도입한 상태였다. 삼성전자는 7나노 EUV 공정 적용 이후 IBM 외에도 퀄컴, AMD 등 글로벌 기업들을 파운드리 고객사로 확보했다.

삼성전자가 IBM에 차세대 서버용 CPU를 공급하게 된 데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핵심 역할을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2016년 미국 선밸리에서 열렸던 ‘선밸리 콘퍼런스’에서 지니 로메티 IBM 최고경영자와 만나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4월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해 시스템반도체 분야 세계 1위에 오르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IBM은 기업용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며 “핵심 기능을 담당하는 서버용 CPU 생산을 맡긴 것은 그만큼 삼성전자에 시스템반도체 사업 경쟁력이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강주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