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어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97명(지역 발생 188명)으로 전날에 비해 다소 줄었으나 나흘 연속 세 자릿수를 기록했다. 불과 나흘 만에 확진자가 745명 늘었다. 이러한 가파른 증가세는 신천지발 감염 속도보다 빠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수도권의 경우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1단계에서 2단계로 상향 조정하며 대응에 나섰으나 시민들의 자발적 협조가 없으면 그 효과가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긴급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방역 당국의 거듭된 자제 호소에도 불구하고 광화문광장을 비롯한 서울 도심에서 광복절 집회를 강행한 단체들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대부분의 집회 참석자들은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았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다닥다닥 붙어 앉아 음식물을 먹은 경우도 허다했다고 한다. 법원 허가를 받았기에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은 아니어도 감염병예방법에 따른 처벌까지 피할 수는 없다.
광복절 집회에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신자도 다수 참석했다고 한다. 이 교회 전광훈 담임목사는 연단에 올라 연설까지 했다. 교회 관련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계속 나오면 집회 참석을 만류하는 게 상식이다. 그러나 이 교회는 그러기는커녕 독려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17일 0시 현재 사랑제일교회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는 315명으로 집계됐고 전 목사 본인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앞으로 얼마나, 어디까지 확산될지 걱정이 태산이다.
이 지경인데도 사랑제일교회 측은 방역 당국에 비협조적이다. 정부가 질병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비과학적 사고의 위험성은 교회 신자에서 끝나지 않고 전 국민에게까지 미친다는 점을 망각하고 있다. 서울시는 교회가 역학조사 대상 명단을 누락, 은폐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진단검사 대상자 4066명 가운데 1045명의 주소가 정확하지 않거나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것이다. 교회 신자의 안전을 위해서도 사랑제일교회 측은 방역 당국에 적극 협조하는 게 옳다.
주거를 자택으로 제한한 법원의 보석 조건을 위반한 전 목사에 대한 사법적 관용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 집회에 참석한 것도 모자라 연설까지 한 전 목사의 행태는 묵과할 수 없는 심각한 법치 훼손이다. 전 목사의 일탈은 지탄의 대상이나 정부 지침을 철저히 준수하며 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절대 다수 교회의 노력이 평가절하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사설] 수도권 대유행 위기… 방역 비협조자 엄단해야
입력 2020-08-18 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