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8·29 전당대회가 열흘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국민적 관심을 거의 끌지 못한 채 ‘그들만의 잔치’가 돼 가고 있다. 국정운영의 핵심축인 집권당의 당권이 걸린 전대가 이렇게까지 흥행에 실패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당권 주자들이 국민 관심사와 동떨어진 얘기를 하고 있고, 여권에 정작 중요한 이슈도 다루고 있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오죽하면 소속 국회의원이 “관심이 없고 논쟁이 없고 비전도 없는 3무(無) 전대”라고 쓴소리를 했겠는가.
지금 여당 지지율은 일부 조사에서 야당에 역전됐고, 문재인 대통령 국정 지지도 역시 취임 이후 최저치로 떨어진 상태다. 하지만 전대에서 이에 대한 위기의식은 별로 찾아볼 수 없다. 일부가 위기를 언급하고 있지만 “경제성장률 1위 대통령에게 레임덕이 있다면 세계에 레임덕 없는 대통령이 어디 있겠느냐”, “사사건건 왜 청와대만 쳐다보나, 욕을 먹어도 당이 먹겠다”는 식의 극성 지지층만을 겨냥한 발언만 넘칠 뿐이다. 지난 16일 합동연설회에서는 중도파 주자까지 윤석열 검찰총장을 겨냥해 “개가 주인을 무는 꼴이다. 끌어내려야 한다”고 발언하는 등 극성층 구애 경쟁이 극에 달했다.
집권당 전대가 이렇게 흘러가선 안 된다. 당권 주자들이 지금이라도 국민이 등을 돌린 이유와 이를 되돌리기 위한 방안을 치열하게 토론해야 한다. 청와대와 당을 겨냥한 쇄신론도 커져야 한다. 이에 대해 입도 뻥긋하지 않으니 야당이 “친문 홍위병 시대를 연상케 한다”고 조롱하는 것이다. ‘큰 정치’를 하겠다며 출사표를 던진 주자들이 할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특정 세력에만 잘 보여 당권을 쥔들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극성층 눈치보기 정치밖에 더 하겠는가. 전대는 결과 못지않게 과정이 중요하고, 이를 통해 당이 변화할 기회를 찾아야 한다. 그동안 당에 비판의 목소리를 아끼지 않았던 제2의 조응천 금태섭 박용진 김해영이 전대에서도 나오길 기대한다.
[사설] 與 당권주자들, 쇄신 없이 극성 지지층만 바라볼 텐가
입력 2020-08-18 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