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승-첫승 거두고… 오늘 ‘현의 노래’ 부른다

입력 2020-08-18 04:03

프로야구 KBO리그를 호령했던 한국 최고 좌완 투수 두 명이 같은 날 미국 메이저리그(MLB) 마운드에 선다. 한국인 메이저리거가 같은 날 선발 투수로 등판하는 건 2007년 4월 16일 김병현·서재응 이후 13년 만의 일이다.

류현진(33)의 소속팀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김광현(32)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구단 홈페이지에 18일(한국시간) 두 선수가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다고 17일 각각 예고했다. 류현진은 볼티모어 오리올 파크에서 열리는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투수로 나선다. 김광현은 시카고 리글리 필드에서 열리는 시카고 컵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로 나선다.

올 시즌 4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4.05를 기록하고 있는 류현진은 2013년 4월 21일 이후 약 7년 4개월 만에 볼티모어를 상대한다. 볼티모어는 16일 기준 MLB 30개 구단 중 팀 타율이 0.265로 전체 3위, 장타율이 0.467로 2위를 달릴 정도로 방망이가 뜨겁다. 2루수 한서 알베르토의 타율은 0.345에 이르고 유격수 호세 이글레시아스는 타율 4할을 넘어서며 커리어하이를 찍고 있다.

앞서 류현진은 시즌 초반 두 경기에서 제구력 난조로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조기 강판해 1패를 안았다. 그러나 지난 12일 치른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경기에서 6이닝 삼진 7개를 뽑아내며 역투를 펼쳤고 이전 경기인 지난 5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상대로도 5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이번 등판에선 시즌 2승과 3점대 평균자책점 달성을 이룰지가 관건이다.

김광현은 같은 날 시카고 리글리 필드에서 열리는 시카고와 하루 사이 연달아 벌이는 원정 더블헤더(두 경기를 하루 안에 치르는 것) 중 1차전에 선발로 나선다. 김광현은 마무리 투수로 올 시즌을 시작했지만 부상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량 확진 여파로 선발진 일부가 이탈하며 기회를 잡았다. 김광현은 지난달 25일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홈 경기에서 마무리 투수로 1이닝 1자책점을 기록하며 세이브를 올린 바 있다. 이번 경기가 MLB 첫 선발 등판인 데다가 마운드에 오르는 것 역시 24일 만이라 얼마나 빨리 실전 감각을 찾느냐가 관건이다.

김광현이 상대할 시카고는 방망이보다 마운드가 무섭다. 상대 선발로 예고된 우완 카일 핸드릭스는 ‘제2의 그렉 매덕스’로 불릴 만큼 명성이 자자하다. 공의 속도는 빠르지 않지만 구종이 다양하고 제구가 완벽에 가까워 타자들이 상대하기 까다롭다. 핸드릭스는 현재 3승 1패로 팀 동료 다르빗슈 유와 함께 MLB 전체 다승 선두다. 지난달 24일 밀워키 브루어스를 상대로 한 시즌 개막전에서는 구단 역사상 5번째로 개막전 선발 완봉승을 기록했다.

김광현을 맞이할 시카고 타석의 올 시즌 타율은 0.236으로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18위 수준이다. OPS(출루율+장타율) 1.006의 외야수 이안 햅이 타선의 주축이다. OPS 0.902와 함께 홈런 5개를 기록 중인 1루수 앤서니 리조도 주의해야 할 대상이다.

조효석 이동환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