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해리스 “트럼프 정부 실패… 美 재건할 준비 됐다”

입력 2020-08-14 04:04
조 바이든(왼쪽)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부부와 카멀라 해리스(오른쪽 두 번째) 상원의원 부부가 12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열린 합동 기자회견장에 나와 사회적 거리를 유지한 채 시청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바이든 후보가 러닝메이트인 해리스 의원과 합동유세에 나선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전날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해리스 의원은 2014년 변호사 더글러스 엠호프와 결혼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전날 부통령 후보로 지명한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과 12일(현지시간)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함께 등장했다. 팀이 된 두 사람의 일성은 ‘트럼프 때리기’였다. 특히 해리스 상원의원은 트럼프 행정부를 “실패한 정부”로 규정하고 “미국은 리더십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과 해리스 의원은 이날 바이든의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웰밍턴에 있는 한 고등학교 체육관에 마련된 기자회견장에 마스크를 쓰고 함께 등장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똑똑하고, 강하며, 경험이 풍부하고, 미국의 근간을 위해 준비된 전사”라고 해리스 의원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우리 모두는 이 나라를 재건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은 해리스가 흑인·인도계 혼혈 여성이라는 점을 의식해 감성적인 메시지도 던졌다. 바이든은 “종종 그들의 동네에서 소홀히 대접받았거나 경시됐던 검거나 갈색의 피부를 가진 소녀들은 아마도 오늘 처음으로 그들 자신을 새로운 길에서 보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가 유색인종의 소녀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었다는 의미다.

연단에 올라선 해리스는 “내 앞에 있었던 포부가 컸던 여성들을 기억하고 있다”면서 “그들의 희생과 결단이 오늘 나의 존재를 가능케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해리스는 코로나19에 부실하게 대처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맹공을 퍼부었다. 해리스는 “우리가 관심을 갖는 경제, 건강, 아이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나라, 모든 것이 위태롭다”면서 “우리는 트럼프와 마이크 펜스의 실패한 정부를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 (대선까지) 83일 안에 우리는 우리나라를 위해 더 나은 미래를 선택할 기회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해리스는 또 “트럼프가 초기에 진지하게 대응하는 데 실패해 (미국에서) 500만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왔다”면서 “전문가보다 더 잘 안다는 대통령의 망상적 믿음으로 미국인이 코로나19로 80초마다 한 명씩 사망한다”고 질타했다.

미 언론들은 이날 바이든 전 부통령이 해리스 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선택한 뒷얘기를 보도했다. AP통신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은밀하게 다른 사람들에게 해리스가 ‘가장 좋은 선택(the favorite)’이라고 암시했다”면서 오바마의 이 같은 의중이 다른 사람을 통해 바이든에게 전해져 해리스가 지명받는 데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11명의 부통령 후보자가 12∼15명에 달하는 변호사들의 꼼꼼한 검증과 인터뷰를 거쳤다며 해리스는 첫 인터뷰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특히 해리스가 바이든의 장남으로 세상을 먼저 떠난 보 바이든과의 인연을 설명하면서 바이든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