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시장이 쉽게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취업자 수가 5개월 연속 감소한 데다 지난달 실업자 수는 외환위기 이후 가장 많았다. 경제 상황이 암울해 아예 구직 자체를 포기한 사람들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일시휴직자들이 업무에 복귀하고, 일자리 감소 폭이 축소되는 등 미약한 회복 기미는 있으나 정상화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통계청은 12일 ‘7월 고용동향’을 통해 지난달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27만7000명 감소했다고 밝혔다. 3월 이후 5개월째 감소 중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8월 이래 최장 기간 하락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서비스업 일자리 가뭄이 계속되고 있다. 숙박 및 음식점업(-22만5000명), 도매 및 소매업(-12만7000명), 교육 서비스업(-8만9000명) 등에서 전년 대비 취업자 수가 줄었다. 수출 부진으로 제조업 취업자 수도 전년 대비 5만3000명 감소했다. 다만 지난 4월만 해도 취업자 수 감소폭이 47만6000명이나 된 점에 비춰볼 때 전체 취업자 수 감소폭이 서서히 줄고 있다.
코로나발 경기불황이 이어지면서 실업자와 구직포기자가 급증했다. 지난달 실업자 수는 전년 대비 4만1000명 늘어난 113만8000명을 기록했다. 동월 기준 외환위기 여파가 남은 1999년 7월(147만6000명) 이후 최대다. 실업률도 4.0%로 0.1% 포인트 증가했는데 이 역시 7월 기준으로 21년 만에 가장 높았다. 구직 활동을 하지 않아 실업자에서도 탈락한 구직포기자(비경제활동인구)도 1년 전보다 50만2000명 증가해 1655만1000명을 나타냈다. 1999년 6월 해당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후 7월 기준으로 가장 많다.
특히 청년층의 타격이 심각했다. 7월 청년(15~29세)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9만5000명 줄어들었다. 청년층의 체감실업률로 볼 수 있는 ‘확장실업률’은 25.6%로 2015년 1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7월 기준 최고치다. 확장실업률은 실업자 외에 취업자로 분류되긴 하지만 주당 36시간 이하 아르바이트생, 아직 원서를 내지 않은 공무원시험 준비생 등을 포함한다.
유급 또는 무급 6개월인 일시휴직자들 증가 규모는 다소 축소됐다. 일시휴직자는 전년 대비 5월에 68만5000명, 6월 36만명으로 각각 증가했는데, 7월엔 23만9000명으로 증가세가 꺾였다. 노인 일자리 사업 재개로 고령층을 중심으로 일시휴직자들이 업무에 복귀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회복세가 미약해 고용시장 정상화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통계청 관계자는 “취업자 수는 감소하고, 실업자와 비경제활동인구는 증가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고용 지표가 경기에 후행하는 만큼 조금씩 호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전슬기 기자 sg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