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래통합당의 달라지려는 모습이 눈에 띈다. 통합당은 4·15 총선 참패 이후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고, 당의 스펙트럼을 넓히기 위한 작업도 해 왔다. 특히 준비 중인 새 정강정책은 통합당의 면모를 다시 보게 할 좋은 기회로 보인다. 한국형 기본소득 도입, 경제민주화 실현 및 사회 양극화 해소, 양성평등 강화, 국회의원 4연임 제한 등이 새로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강자만 대변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통합당으로선 신선한 변화가 아닐 수 없다. 통합당은 또 조만간 총선 패배 원인을 담은 백서를 발표하고, 경제 분야의 대안정책을 담은 보고서를 낼 방침이다.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었던 호남에 대한 거리 좁히기 노력도 확연히 달라진 행보다. 최근 통합당 지도부와 당원들은 홍수 피해가 난 호남을 제일 먼저 찾아 자원봉사 활동을 벌였다. 또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다음 주에 광주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기로 했다.
통합당이 변하고는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문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입장 정리일 것이다. 통합당이 중도층의 외면을 받아온 핵심 이유도 탄핵의 과오를 제대로 정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이 최근 비공개 회의에서 ‘국민 앞에 무릎을 꿇는 사과도 필요하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져 그 결과가 주목된다. 통합당의 지지 기반인 대구·경북에서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동정론이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국정농단은 헌정질서를 훼손한 심각한 범죄이고, 재판 과정에서도 대부분 사실로 드러난 일이다. 이로 인한 국민적 분노와 실추된 국격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다. 이런 일이 있었는데도 몇 년째 공식적인 사과를 하지 않은 건 공당으로서 매우 무책임한 행태다. 김 위원장이 당내 어떤 반발이 있더라도 반드시 탄핵에 대한 사죄를 하는 게 마땅할 것이다. 이를 계기로 극우세력과도 결별하길 바란다.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건 국민의 마음을 보듬고, 또 국민에게 가장 필요한 일들을 해나가는 것이다. 그런 위민정치의 길로 통합당이 더 바짝 들어설 경우 국민의 지지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통합당 지지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 역시 앞으로 그런 역할을 해주리라 국민들이 기대하고 있기 때문일 테다. 통합당이 기왕 변화의 길로 들어선 만큼 파격을 넘어 천지개벽을 했다고 느껴질 정도로 과감하게 변하길 바란다. 그래서 건강한 견제세력이 되고, 또 유능한 수권정당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사설] 통합당, 탄핵 사과하고 더 과감하게 변화하길
입력 2020-08-13 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