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 피해복구 한창인데… 제천영화제 개막식 강행 논란

입력 2020-08-13 04:06

주민들이 집중호우 피해 복구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와중에 충북 제천 공직자와 단체장, 영화인들이 대거 참석하는 제16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개막식이 강행된다.

영화제 조직위는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개막식을 예정대로 13일 오후 6시30분 제천시문화예술회관에서 개최한다고 12일 밝혔다.

개막식에는 이상천 제천시장과 배동만 제천시의장 등 150여명이 참석한다. 충북도와 유관기관 인사들의 초대는 악화된 지역여론을 감안해 취소했다.

조직위 관계자는 “사회 분위기를 감안해 축하와 화려함이 아닌 위로과 극복의 메시지를 드리는 형식으로 개막식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매년 개막식 후 마련되는 개막 파티는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역 여론은 싸늘하다. 수해복구가 한창인데 일부 단체장들이 개막식에 참석하고 영화인들이 자축하는 모습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선영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기록적인 폭우로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제천에서 영화제 개막식 개최는 환영받을 수 없다”며 “예정됐던 행사라도 양보하고 조정해서 현명한 판단을 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제천의 한 시민도 “단체장과 영화인이 수해복구에 도움을 주지 못할망정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영화제 개막을 축하하는 자리는 취소돼야 한다”며 “대중적인 사랑을 받는 영화인과 주민의 고충을 보듬어야 할 단체장들은 수해복구에 좀더 노력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제천은 지난 1일부터 시작된 집중호우에 따른 피해로 특별재난지역에 지정됐다. 피해규모는 434억원에 달하고 인명피해는 사망 1명이다. 이재민은 192가구 365명이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