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에서 약 300m 떨어진 곳에서 갑작스러운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 이 총격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 도중 긴급 대피하기도 했다. 50대 남성이 백악관 경호요원에게 접근했다가 총에 맞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남성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는 조사 중이다. 백악관은 사고 이후 모든 시설을 봉쇄했다.
돌발 상황은 트럼프 대통령이 10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을 시작한 지 3분여 만에 발생했다. 브리핑룸 문 앞에 서 있던 비밀경호국 경호원이 갑자기 단상 위로 올라왔다. 경호원은 기자들을 등진 상태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마주 보며 낮은 목소리로 “지금 밖으로 나가셔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놀란 트럼프 대통령이 “뭐라고요?”라고 물었다. 경호원은 좀 더 가까이 다가가 “나가셔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 쪽을 한 번 쳐다보고는 경호원을 따라 브리핑룸 밖으로 나갔다.
미국 언론들은 속보로 이 상황을 전했다. 브리핑 도중 트럼프 대통령이 갑자기 퇴장해 대통령 주변이나 국가안보에 위급한 상황이 발생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5분 정도 지나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브리핑룸으로 돌아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밖에서 총격이 있었다”면서 “상황이 통제되고 있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실제적인 총격이 있었으며 누군가 병원에 실려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경호원들이 총격을 가했으며 용의자는 총에 맞았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놀랐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모르겠다. 내가 겁먹은 것처럼 보이나”라고 되묻기도 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총격은 백악관에서 몇 블록 떨어진 17번가와 펜실베이니아 애비뉴에서 발생했다. 백악관에서 0.2마일(320m) 떨어진 곳이다.
백악관 비밀경호국(SS)의 공식 트위터 계정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쯤 51세의 남성 용의자가 백악관 주변 초소의 제복 차림 경호국 요원에게 다가와 “무기를 소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용의자는 돌아서는 듯하더니 갑자기 방향을 틀어 경호요원에게 달려들었고, 이후 옷 속에서 물건을 꺼내 던지려는 자세를 취했다가 곧바로 몸을 웅크려 사격 자세를 취했다. 이에 경호요원이 총기로 용의자 몸통을 가격했다.
총에 맞은 남성은 중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수사 당국은 총격을 받은 남성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정신병력은 없는지 조사하고 있다. 경호요원의 대응이 적절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할 예정이다.
톰 설리번 비밀경호국 정복경찰대장은 “사건이 벌어지는 동안 백악관 경내가 침범을 당한 적도, (대통령을 비롯한) 경호 대상자가 위험에 처한 적도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