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의 통 큰 투자… 1조7400억 들여 ‘슈퍼 플랜트’ 건설한다

입력 2020-08-12 04:08

삼성바이오로직스가 1조7400억원을 투자해 단일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설비를 건설한다. 급성장하는 바이오의약품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시장 주도권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1일 생산량 25만6000ℓ의 제4공장을 인천 송도에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연면적 24만㎡로 상암 월드컵경기장의 1.5배에 달한다. 제4공장이 2023년 가동을 시작하면 송도 제1단지에서만 62만ℓ의 생산설비를 갖추게 되는데 이는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시장의 약 30%에 해당한다.

김태한(사진)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이날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개발과 생산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며 “빠르게 성장하는 바이오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제4공장 증설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제4공장을 ‘슈퍼 플랜트’라고 칭했다. 슈퍼 스케일(대규모), 슈퍼 갭(초격차), 슈퍼 클라이언트 새티스팩션(고객 만족) 등으로 제4공장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슈퍼 플랜트는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시설이면서 속도경쟁력, 품질경쟁력을 갖췄다”며 “세포주 개발부터 임상물질 생산, 완제품 생산까지 모두 가능한 시설”이라고 강조했다.

제4공장 건설과 병행해 송도 제2단지 조성도 이뤄진다. 오픈 이노베이션 연구·개발(R&D)센터 등을 건립하기 위해 송도에 10만평 규모의 추가 부지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제2단지 조성에는 부지 매입비를 포함해 2조원 이상의 투자가 예정돼 있다. 김 사장은 “현재 보유 중인 현금은 8600억원”이라며 “투자금액의 대부분은 자체 자금으로 충당하고 낮은 금리를 활용해 일부는 차입할 것”이라고 투자비용 조달 계획을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제4공장에서 근무할 1800명의 생산인력을 추가 채용하고 공장 건설에 투입할 건설인력 6400명을 별도 고용할 예정이다. 이번 건설로 고용창출효과는 약 2만7000명, 생산유발효과는 5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코로나19 치료제 위탁생산 등 전 세계적 팬데믹 상황 타개를 위해 노력 중이다. 김 사장은 “공식 발표 건 외에도 최근 수주 중 코로나 중화항체 치료제가 있었다”며 “고객사 요청으로 구체적인 제품명이나 회사명은 밝히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4월 미국 비어사와 3억6000만 달러 규모의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