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활동 중인 핫한 젊은 추상화 작가들이 대구에 떴다. 대구 리안갤러리에서 열리는 ‘행오버 부기(Hangover Boogie)’전에서다. 리안은 이나 겔큰(33), 메간 루니(34), 크리스 서코(41) 등 유럽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회화 작가 3명을 초청해 전시를 열고 있다.
참여작가는 독일 뒤셀도르프 쿤스트할레의 그레고어 얀센 관장이 추천했다. 뒤셀도르프 쿤스트할레는 1967년 설립 이후 초기부터 세계적인 거장 요셉 보이스, 백남준, 게르하르트 리히터 등이 전시를 유치했던 곳으로 독일 미술계의 권위를 상징한다.
전시 제목인 ‘행오버 부기’는 얀센 관장이 세 사람 작품의 공통점을 추출해 작명한 것이다. 의역하자면 ‘부기 리듬에 취하여’라는 뜻이다. 격정적인 음악에 심취하듯 회화 속에 불어넣은 에너지를 이들 작가의 공통분모로 바라본 것이다.
독일 태생으로 뒤셀도르프 쿤스트 아카데미를 졸업한 뒤 현재 뒤셀도르프에서 작업 중인 겔큰은 과감한 몸짓으로 선을 휘갈겨 덩어리와 구조를 만들어낸다.
역시 독일 태생으로 같은 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뒤셀도르프에서 활동하는 서코는 겔큰과 비교하면 더욱 리듬 있는 붓질로 음악적인 효과를 낸다. 루니는 캐나다 출신이지만, 영국 골드스미스 대학에서 공부한 뒤 런던에서 활동한다. 루니의 작품에서 대상은 드러나는가 하면 동시에 사라지는 것 같은 놀라운 마술을 부린다. 각각 분명하게 차이를 보이는 작품 세계. 그런데도 내면의 욕구를 표출하는 듯한 추상적 화면에서 뭔지를 모를 위로와 카타르시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는 같다. 9월 12일까지.
대구=손영옥 미술·문화재전문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