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 기간 펼칠 시연을 앞두고 난 미국을 먼저 들렀다. 2012년 5월 25일 주미한국대사관 문화원에서 작품 시연을 하게 된 것이다. 30일엔 미국 워싱턴DC 인근에 있는 한국문화 공간인 ‘코리안 벨 가든’에서도 시연했다.
하나님께선 미국에서의 시연과 전시를 마친 나의 발걸음을 영국 런던으로 옮기셨다. 런던에 오기까지 하나님께선 주변 사람을 통해 많은 도움의 손길도 내어 주셨다. 런던올림픽 한국관에서의 시연을 준비하던 당시 내가 쓰던 노트북은 일본 제품이었다. 이 노트북으로 그동안의 내 시연 영상을 담아 편집한 뒤 관계자들에게 보여주곤 했다. 당시 국내 S전자 연구소에 근무하시는 이정훈 수석께선 내가 일본제 노트북을 가지고 간다는 소식을 듣자, 어떻게 한국작가가 한국관에서 시연하는데 일본 제품을 사용하느냐며 자비로 직접 S전자의 노트북을 구해주셨다. 참 고마운 인연이었다.
대한체육회의 초청을 받은 난 올림픽이 열리는 런던으로 넘어갔다. 7월 27일부터 8월 9일까지 매일 두 차례씩 런던 로얄템즈 요트클럽에 마련된 팀코리아하우스에서 시연을 하게 됐다. 작품 시연은 모두 28차례 이어졌다. 그곳에서 난 경륜이나 육상 장애물 경기 등 운동선수들의 역동적인 움직임부터 소녀시대처럼 당시 인기를 끌던 한국 가수의 공연 모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모습을 화폭에 담아 표현했다. 작품 시연을 구경하는 군중들의 모습도 담았다. 당시 팀코리아하우스에서 시연할 때면 전 세계에서 온 사람들이 내 시연을 참관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일부러 팀코리아하우스 안으로 찾아 들어오기도 했다. 이탈리아에서 왔다는 한 중년 여성은 감동했다면서 눈물을 훔치며 날 찾아오기도 했다. 내가 작품 시연을 하면 우는 사람이 종종 있다. 내 작품 시연 모습이 감동을 준다고 했다. 그때마다 하나님께서 날 이렇게 사용하시는가 싶었다.
런던에 있으면서 성경 속 일화와 비슷한 일을 직접 체험한 소소한 기억도 있다. 당시 내 작품 시연은 오후 2시와 4시에 예정돼 있던 터라 오전엔 시간 여유가 있었다. 그럴 때면 난 아내와 함께 산책 삼아 호텔에서 근처 버킹엄궁전까지 걷곤 했다. 궁전 안을 구경해보고 싶었지만, 산책할 때마다 굳게 문이 닫혀있었다. 할 수 없이 아내와 난 궁전 주변을 여리고성을 돌 듯이 돌았다. 5번째 날 여느 때와 다름없이 궁전 근처를 돌던 내게 좋은 소식이 들려왔다. 이틀 후에 궁전 내부가 공개된다고 했다. 궁전 근처를 돈 지 정확히 7일째 되던 날 버킹엄궁전의 문이 열렸다. 아내와 난 그날 궁전 안을 자세하게 구경할 수 있었다. 나중에 들어보니 원래는 올림픽이 끝난 이후인 9월쯤 다시 개장할 예정이었는데 그날 특별하게 연 것이었다.
정리=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