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 최재성·민정 김종호·시민사회 김제남… 문 대통령, 청와대 수석 3명 바꿔

입력 2020-08-11 04:01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수석 3명을 교체했다. 그러나 앞서 함께 사의를 밝혔던 노영민(왼쪽) 비서실장과 수석 2명은 교체하지 않았다. 청와대는 추후 인사 여부에 대해 답하지 않았다. 서영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신임 청와대 정무수석에 최재성 전 국회의원, 민정수석에 김종호 감사원 사무총장, 시민사회수석에 김제남 청와대 기후환경비서관을 내정했다. 부동산 논란 등에 책임을 지고 참모들과 함께 일괄 사의를 밝혔던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일단 유임됐다. 다만 청와대는 노 실장의 사표가 ‘반려’됐다고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아 후속 교체 가능성을 열어뒀다. 일부 수석만 교체하는 선에서 마무리한다면 인적 쇄신의 의미가 크게 반감되기 때문에 문 대통령은 후속 인선 고민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같은 내용의 청와대 개편 인사를 발표했다. 강 대변인은 최재성 신임 정무수석에 대해 “시민운동을 하다 정계에 입문해 여당 대변인, 사무총장 등 당내 요직을 두루 거친 4선 의원 출신”이라며 “야당과의 활발한 소통을 바탕으로 국정과제의 원활한 추진을 지원하고, 여야 협치의 복원과 국민 통합의 진전에 기여할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김종호 신임 민정수석은 감사원 요직을 두루 거쳤고, 문재인정부 초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역임했다. 이전 민정수석들과 마찬가지로 비(非)검찰 출신이다. 검찰과 거리를 두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김제남 신임 시민사회수석은 녹색연합 사무처장 등 시민단체에서 오래 활동했다. 정의당 소속으로 19대 국회 비례대표 의원을 거친 뒤 지난 1월부터 청와대 기후환경비서관으로 재직해 왔다. 이들 신임 수석 3명은 11일 공식 임명된다.

일괄 사의를 밝혔던 노 실장과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김외숙 인사수석은 이날 인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추후 인사는 대통령 인사권에 관한 사안이기 때문에 그에 대해서 답변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강 대변인도 노 실장과 나머지 수석들에 대해 ‘유임’이나 ‘사표 반려’ 등의 표현을 쓰지 않았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참모들을 바꾸는 데도 순서가 필요하다”고 했다. 지난 7일 사의를 밝혔던 참모 6명 중 후임이 정해진 강기정 정무수석, 김조원 민정수석, 김거성 시민사회수석의 사표만 먼저 수리한 뒤 추가 인선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강 수석은 2022년 지방선거 출마 등으로 일찌감치 교체가 예상됐다. 또 김조한 수석도 서울 잠실동과 도곡동에 아파트 두 채를 보유한 다주택자로 주택 매각 과정에 여러 논란을 일으켜 유력한 교체 대상이었다.

청와대와 여당에서는 노 실장이 일단 이번 인사에선 유임됐지만, 3기 비서실장 체제가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많다. 노 실장이 이미 19개월간 근무했기 때문에 문재인정부의 ‘마지막 비서실장’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또 노 실장이 청와대 다주택 참모들에게 주택 매각을 권고한 당사자인 데다 ‘똘똘한 한 채’ 등 부동산 논란의 중심에 있었기 때문에 야당의 집중 공격 대상이 되고 있는 점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