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요 도로 통제 재개 가능성… 최악 출근길 우려

입력 2020-08-10 04:03
사진=연합뉴스

집중호우로 월요일 출근을 앞둔 시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11일까지 중부지방에 최대 300㎜에 달하는 추가 ‘물폭탄’이 예보돼 가뜩이나 평소에도 혼잡한 월요일 오전에 역대 최악의 도로 정체까지 맞물려 교통대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9일 오후에 마포대교 북단~동부이촌로 진출로 본선과 올림픽대로 여의도 주변 본선인 동작대교~염창IC 구간 양방향, 동부간선도로(수락지하차도~성수JC) 전 구간이 통제됐다. 올림픽대로 여의상류IC와 여의하류IC의 길도 막혔다. 한강 상류지역의 집중호우로 팔당댐 방류량이 늘어나서다. 오후 10시 전후로 주요 도로의 교통통제는 해제됐지만 10일 오전부터 집중호우가 예상돼 통제가 재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주말 내내 집에서 비를 피하던 시민들은 월요일이 두렵다. 서울 광진구에 사는 이모(30·여)씨는 “집중호우 경고 메시지만 날아오고 정작 출근길 대책은 없는 것 같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씨는 지난 7일 지하철 2호선으로 출근하려다 탑승이 힘들어 열차를 4편이나 보내야만 했다. 회사에 30분가량 늦어 상사로부터 쓴소리도 들었다. 그는 “비가 더 온다고 하니 월요일은 더 일찍 나와야 할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동대문구에 살고 있는 최모(36·여)씨는 서울 한복판에서 ‘미아 신세’가 됐던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지난 6일 강남으로 출근하려고 내부순환로에 진입했는데 경찰차가 길을 막고 있었다”며 “경찰이 군자교 방면으로 돌아가라고 해서 안내를 따랐더니 군자교에 있는 경찰은 되레 내부순환로로 가라며 길을 막았다”고 답답해했다.

장거리 출근자에게 이번 장마는 더 야속하다. 7년째 인천 서구에서 서울로 출근하는 이모(33)씨는 “가뜩이나 몸과 마음 모두 급한 출근길에 장마로 통제된 구역과 우회도로를 일일이 확인할 수 있는 직장인이 얼마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서울시는 10일 오전부터 호우경보가 해제될 때까지 지하철과 버스를 증편해 배차 간격을 줄이기로 했다. 출퇴근 시간대와 막차 시간도 30분씩 연장 운영한다. 경찰은 교통경찰과 교통기동대 등 1200여명을 도로 곳곳에 배치해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최지웅 wo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