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해 수석비서관 5명이 일괄 사의를 표함에 따라 청와대 참모진 교체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이들이 최근 부동산 정책 혼선 등에 대한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물러나기로 한 만큼 사의가 받아들여지는 게 당연하고, 그 빈자리는 어느 때보다 국민적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인사들로 채워져야 한다. 실추된 신뢰를 회복하려면 우선 부동산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더 이상 청와대발 잡음이 나오지 말아야 할 테다. 김의겸 전 대변인부터 최근 노 실장, 김조원 민정수석까지 그동안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청와대 인사들이 촉발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로 인한 국민적 실망감과 국론 분열은 얼마나 컸던가. 그렇기에 새 참모진은 다주택자를 배제하는 건 물론이겠거니와 부동산과 관련해 그 어떤 흠도 없는 깨끗한 인사여야 한다. 참모 교체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도덕성이 뛰어나고 헌신성이 돋보이는 인사를 찾아야겠고, 빈틈 없는 검증을 통해 시빗거리를 사전에 차단해야 할 것이다.
부동산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정 운영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국민 통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 인사여야 한다는 점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 대응과 한국판 뉴딜 추진 등이 한창 진행되는 상황에서 참모 교체가 이뤄지게 된 만큼 주요 정책의 추진과 마무리를 잘할 수 있는 인사가 고려돼야 한다. 특히 정책 추진 과정에서 뭐든지 현 정부 임기 내 다 끝내겠다는 조급증에서 벗어나 지금 할 수 있는 것과 다음 정권으로 미룰 일을 구별해 추진할 줄 아는 인사를 등용할 필요가 있다. 일부 사안의 경우 과감히 정책 기조를 바꿀 수 있는 균형감각도 요구된다. 청와대가 국민적 반대가 큰 사안에 속도조절을 하는 모습을 보일 경우 국민 통합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청와대 인적 쇄신이 여권의 독주와 일방적 국회 운영이 중단되는 계기로 이어져야 한다. 말로만 협치협치 하는 게 아닌, 진짜 협치를 꾀할 수 있는 인사가 발탁돼야 한다. 그 어느 때보다 정무감각과 소통능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또 뭐가 잘못되면 매번 야당 탓, 언론 탓만 할 게 아니라 건전한 비판은 겸허히 수용해 국정 운영에 긍정적으로 반영할 줄 아는 포용력을 갖춘 참모도 많아져야 한다. 국민은 싸우는 참모가 아니라 귀 넓은 참모를 원하고 있다. 가뜩이나 여권에 검투사들이 넘치는데 청와대까지 싸움꾼 참모가 많아서야 되겠는가. 인사가 만사라고 했다. 새 참모진 발표 그 자체만으로도 국민 통합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그런 인사이길 바란다.
[사설] 靑 새 참모진, 도덕성·균형감각·소통능력 뛰어나야
입력 2020-08-10 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