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 올 상반기 주식 신규계좌 개설자 절반 넘어

입력 2020-08-10 04:06

유동성 장세로 달아오른 재테크 시장의 핵심고객은 ‘2030세대’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부동산 ‘패닉바잉’에 나선 이들도, 주식시장을 들썩이게 만든 ‘동학개미운동’의 최전선에 있는 투자자들도 20, 30대가 주를 이룬다. 최근에는 금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9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으로 신규계좌 개설 고객은 20대 이하(26.5%)와 30대(26.0%)가 전체의 52.5%를 차지했다. KB증권의 경우 2030세대 비중이 56%에 달했다. 앞서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1분기 주식활동계좌 수는 2935만개로 지난해 동기보다 5% 늘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2030세대 비중이 50%를 넘는다. 주식투자자 2명 가운데 1명꼴로 2030세대라는 얘기다.

부동산 시장의 ‘큰 손’도 2030세대로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아파트를 가장 많이 사들인 연령대는 30대(32.4%)였다. 부동산 시장의 주류로 꼽히던 40대는 27.8%였다. 20대의 경우 서울 부동산 매수 건수는 412건으로 지난 5월(134건)보다 3배나 늘었다.

부동산 투자에 눈 뜬 젊은 층의 ‘파워’는 주택담보대출 시장에서도 두드러진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8년 6월부터 지난 5월까지 시중은행 신규 주택담보대출 288조1000억원 가운데 30대가 받은 대출액은 102조7000억원(36%)으로 가장 많았다.

2030세대가 재테크 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뭘까. 넘치는 유동성에 사상 초유의 저금리가 부추긴 측면이 크다. 돈이 풀리면서 부동산 같은 자산 가치는 치솟는데 월급만으로 돈 불리기가 빠듯한 게 현실이다. 이 상황에서 주식과 부동산은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재테크 수단이다. 부동산의 경우 젊은 층이 공략하기 힘든 가점제 위주의 청약시장이 매수 시장으로 눈을 돌리게 만들었다는 분석도 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와도 맞닿는 부분이다. 하지만 치밀한 분석과 계획 없이 군중심리에 휩쓸린 ‘빚투’(빚내서 투자)는 위험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