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색깔’로 존재감 드러낸 정의당 류호정·장혜영

입력 2020-08-07 04:07

정의당의 젊은 초선 여성 의원들이 상당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21대 최연소 국회의원인 류호정(28·왼쪽 사진) 의원과 정의당 혁신위원장을 맡은 장혜영(33·오른쪽) 의원은 총선에서 각각 비례대표 1, 2번을 받아 국회에 입성했다. 이들은 지난달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 대한 조문을 공개적으로 거부해 주목을 받았다.

당시 류 의원은 성추행 피해자를 언급하며 “당신이 혼자가 아님을 알았으면 좋겠다. 저는 조문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고, 장 의원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애도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여권에서 비판이 쏟아졌고 정의당 내부에서도 반발이 적지 않았지만, 두 의원은 소신을 거두지 않았다. 당원들의 탈당이 이어져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추모 감정에 상처를 드렸다면 사과한다”며 수습하려 했는데, 장 의원은 “심 대표의 사과는 솔직히 당황스럽다”며 대립각을 세웠다.

류 의원이 이번에는 ‘원피스 논란’으로 다시 핫이슈가 됐다. 류 의원은 6일 CBS 라디오에서 “지난 4일 국회 본회의 전날 청년포럼에 참석했는데 이때 입은 빨간색 원피스를 본회의 때도 입기로 청년 의원들과 약속했다”며 “이렇게 논란이 될 줄 몰랐다”고 말했다.

여성 의원들뿐 아니라 남성 중진 의원들도 류 의원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건넸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꼰대 정치는 가야 한다”고 했고,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도 “의상을 문제 삼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류 의원의 의도된 원피스 차림으로 벌어진 논쟁이 국회의 지나친 엄숙주의를 깨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 의원의 당찬 행보도 눈길을 끈다. 그는 지난달 2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3선인 이광재 민주당 의원이 발언 도중 ‘절름발이’라는 표현을 쓴 것을 두고 “명백한 장애인 비하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6일 “깊이 반성한다”며 “사회적 소수자의 인권 문제에 좀 더 세심한 관심을 쏟겠다”고 했다. 장 의원도 “이렇게 한 걸음 나아가주셔서 참 반갑다”고 화답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